자동차 유리창에 집어넣거나 붙이는 방식의 '투명안테나'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박재우 초빙교수팀은 ㈜현대기아자동차, ㈜위너콤, 경희대 디스플레이재료공학과 김한기 교수팀과 공동으로 차세대 차량용 투명안테나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투명안테나의 개발로 인터넷과 같은 데이터통신주파수(HSDPA)용 안테나와 차량의 위급상황 발생 시 자동으로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긴급전화 주파수용 안테나 등을 투명하게 제작해 차량 앞 유리창에 장착할 수 있게 됐다.
박 교수팀은 "투명안테나에는 투명성과 전도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투명전도막 기술이 응용됐으며, 일반 투명 플라스틱기판에도 투명전도막을 입혀 투명한 안테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안테나는 길다란 형태의 1세대 외장 안테나, 차량 뒷유리 열선과 안테나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내장형 안테나 또는 상어지느러미 형태의 2세대 안테나 기술로 발전해왔다. 이번 기술 개발로 향후 차량 유리에 매립할 수 있는 3세대 투명 안테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전망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AMㆍFM라디오 안테나 하나면 됐지만, 정보기술 발전에 따라 주파수 사용이 다양화하고 있어 이를 송수신할 안테나들을 일일이 차량에 부착할 수 없다"며 "하지만 유리에 투명안테나를 삽입하면 사실상 공간 제한 없이 여러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고 앞 유리창에 투명안테나를 설치할 수 있어 자동차 디자인이 좀더 자유로워지고, 뒷편에 안테나를 설치할 때보다 라디오 등의 신호 수신이 개선되는 장점도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김성우 선행연구팀장은 "이번 차량용 투명안테나 개발성공은 차세대 자동차 전자기술의 첨단화를 통해 자동차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선행기술 축적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KAIST 박 교수는 지난해 투명디스플레이용 투명박막트랜지스터 원천기술과 투명 저항변화 메모리기술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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