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에서 신종플루에 의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이미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일부 의료진들은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암환자나 만성질환자 중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않은 신종플루 감염사례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먼저 신종플루 상륙 이후 병원과 보건소의 허술한 대응방식에서 사망자 발생 가능성을 찾고 있다. A대학병원 감염내과 C교수는 "그간 폐렴 합병증 사망자 중 신종플루 증세가 의심될 경우 보건소에 검사를 의뢰해 왔지만, 보건소에서도 검사 절차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검사 자체를 하지 않았다"면서 "병원도 인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일이 의심환자에 대한 정밀검사를 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종플루가 확산된 후 폐렴 환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B대학병원 감염내과 D교수는 "지난 4월부터 국내에 신종플루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암환자나 만성질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이 사망자들을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 사망자들의 사인이 폐렴합병증을 동반하는 것을 봤을 때 이전에도 사망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당국이나 병원, 유족 중 어느 누구도 이를 확인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덮어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국은 신종플루 환자 발생후 전국 40개 감시의료기관에서 폐렴환자들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했을 뿐이고 사망자들의 경우 가검물 조사를 통해 사인을 밝힌 적이 없다.
전병률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 본부장은 "미국은 폐렴으로 사망했을 경우 가검물을 채취해 일일이 그 원인을 반드시 밝혀내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객관적인 자료나 수치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에 대해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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