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위협이 심각해졌다. 마침내 감염자가 잇따라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15일 경남의 56세 남자가 신종 인플루엔자의 대표적 합병증인 패혈증으로 처음 사망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서울의 63세 여성이 급성 호흡곤란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목숨을 잃었다.
첫 사망자에 대한 치료과정을 보면 정부의 환자 관리와 대응은 허점투성이다. 이달 초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그는 사흘째 되는 날, 발열 증상이 나타나자 지역 보건소를 찾았다. 그러나 보건소 측은 호흡기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신종 플루 검사를 의뢰하지 않았다. 다음날 발열과 호흡곤란으로 이번에는 지역병원을 찾았지만, 그곳 역시 단순한 세균성 폐렴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검사와 투약이 4일이나 늦어지는 바람에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그는 사망하고 말았다. 당국이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때 신종 플루 의심환자에게는 치료약인 타미플루 처방을 내리도록 병원협회와 약사협회를 통해 지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어 '지역사회 감염'으로 보이는 여성 사망자 역시 지난달 말 호흡 곤란으로 입원했으나 신종 플루 확진 환자로 판정 받기까지 9일이나 걸렸다.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고 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이 철저하고 효과적인 차단과 치료체계를 갖추지 않는다면 감염자와 사망자가 더 많아질 게 분명하다. 한여름인데도 신종 플루 감염자가 벌써 2,00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9일 신종 플루에 대한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높여 '조기치료'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한 만큼 보건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지역 병원과 약국에 항바이러스제를 공급해 의심환자에게 즉각 투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들도 근거 없는 체질이나 우리 음식을 들먹이며 신종 플루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예방에 바짝 신경 써야 한다.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들은 백신 접종을 통해 합병증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신종 플루에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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