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유소연(19ㆍ하이마트)은 긴장된 표정으로 대선배 정일미(37ㆍ기가골프)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조심스레 턱을 받친 왼손 새끼손가락에는 두터운 반깁스가 씌워져 있었다. 지난 9일 체력훈련 도중 왼손 새끼손가락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한 부위였다.
샷을 할 때 쓰지 않는 부위라고는 하지만 라운딩 내내 밀려오는 통증은 여전했다. 퍼팅을 할 때는 아픈 새끼손가락이 집중에 방해가 됐다.
그러나 그 정도 부상은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최강자로 급부상한 유소연의 상승세를 막을 수 없었다. 유소연이 대회 직전 당한 부상을 이겨내고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3개 대회 연속 우승 및 올시즌 4승째를 거뒀다.
유소연은 16일 강원 정선 하이원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하반기 첫 대회 하이원리조트컵 SBS채리티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다.
경기 막판까지 유소연에 1타 차로 앞서며 깜짝 선두를 달렸던 ‘노장’ 정일미는 통한의 17번홀 보기로 아쉽게 단독2위에 그쳤다. 정일미는 17번홀(파3) 티샷이 그린을 넘어간 뒤 세컨 샷마저 홀을 지나쳐 2퍼트로 홀아웃 하면서 뼈아픈 보기를 기록했다.
반면 유소연은 18번홀(파4)에서 2m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올시즌 총상금 4억6,715만2,500원을 기록, 이번 대회에서 공동6위에 그친 2위 서희경(23ㆍ하이트ㆍ2억8,428만원)과의 격차를 벌리며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정선=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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