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4일 북한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했다. 방북 이후 체류 일정을 하루씩 연장한 게 세 번째다. 그러나 이날 밤까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을 방문 중인 현 회장 일행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현대아산 측에 체류 일정 연장 사실을 통보했다. 10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북한 현 회장은 11일에 이어 13일과 14일 각각 하루씩 총 3번 체류 일정을 연장했다.
13일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가 이미 석방됐음에도 방북 일정을 연장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은 15일 오찬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밤 "오늘은 상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14일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현 회장은 이에 앞서 12일 밤 북한에서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면담했다. 그러나 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와 관련된 명확한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석방된 유성진씨의 형 성권(47)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 얘기를 하면 안 되는데 (동생이) 김정일 얘기와 김정일 동생 그리고 (김 위원장 3남인) 김정운 얘기를 했다고 한다"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체제 비판도 했다고 한다"고 억류 경위를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유씨는 김정일 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3남 문제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면서 "유씨는 북측 사람들에게 체제 비판 내용도 언급했지만 그렇게 심각한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씨는 개성공단에서 체포된 뒤 개성 시내 자남산여관에 머물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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