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신종플루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일본도 예상은 했으면서도 적잖이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감염 사실이 숨진 뒤 확인돼 병원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바이러스 독성이 높아진 게 아니어서 일단 안심하면서도 감염이 확대되면 추가 사망자 발생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내 신종플루는 5월 9일 캐다나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고교생 3명의 첫 감염 확인 이후 전국으로 확산돼 지난달 말까지 감염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확산 속도는 최근 들어 급격히 빨라져 7월27일~8월2일 일주일 동안 전국 약 5,000개 의료기관을 찾은 인플루엔자 감염자는 2,655명으로 전주 1,312명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의료기관당 감염자는 0.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0.01명)의 50배 이상이다. 감염자의 상당수는 신종플루 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 초기 지나치게 예민하게 대응한다는 지적까지 받았던 후생노동성은 확산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보고 감염자 격리 치료 원칙을 6월 중순에 경증 환자 자택 요양 등으로 완화했다. 하지만 경계감이 느슨해진 이후 사망자가 발생하자 병원과 지자체의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바이러스의 독성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감염 확대가 사망으로 이어진 것"이라면서도 중증 환자가 늘어나면 추가 사망 사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후쿠시마(福島)현 등에서 4세 어린이와 초등학생 중증 환자가 발생해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가을, 겨울 대유행에 대비해 모두 5,300만명 분의 백신을 준비할 방침이지만 올 연말까지 일본내 생산 능력이 1,700만명 분이 한계여서 긴급 수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 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15일 두번째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해 대만은 물로 중국에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인도에서는 3일 첫 사망자 발생 이후, 최근 불과 열흘만에 사망자가 18명으로 급증했다. 또 남미에서는 사망자 발생이 보고된 국가가 10개국에 이르는 등 신종플루는 전세계에서 확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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