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도시 상하이(上海)가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내년 5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 엑스포를 계기로 올림픽 때 베이징에 빼앗겼던 스포트라이트를 되찾아 와 다시 콧대를 높이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천지개벽'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인 상하이의 변신을 보도했다. 자고 일어나면 올라가 있는 마천루는 물론 고속도로 확장ㆍ지하철 신규 개통 등 상하이는 도시 전체가 공사중이다. 상하이 도심 어느 곳에서나 불도저를 볼 수 있는데 보도블록을 새로 교체하는 공사가 한창이라 길을 지나다니기도 어렵다.
어제까지 있던 길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외국인들에게 최대한 깔끔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번쩍이는 알루미늄으로 건물 외관이 꾸며지고 있고 페인트 칠 단장도 한창이다.
지난 5월 초부터 본격화한 상하이시의 이미지 개선 작업은'미소의 도시, 만족스러운 당신' '조화로운 도시, 양보하는 나' '깨끗한 도시, 인정이 넘치는 집'이란 3가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 일환으로 경찰들이 순찰을 돌며 구걸하는 걸인을 단속하고 있고 '흡연자의 천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레스토랑, 쇼핑센터 등에 따로 흡연구역을 마련하고 있다. 선진국 수준에 발맞추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NYT는 여전히 외국인이 길거리에서 '라오 와이(老外ㆍ외국에서 온 늙은이란 뜻의 조롱)'라며 쑥덕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는 한 상하이의 근본적 이미지 변신은 어렵다고 꼬집었다. 요란한 꽃 장식과 선전문구로 휘황찬란한 외관을 꾸미는 것 보다 시민의식 변화가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년 상하이 엑스포에는 190개국 이상이 참여한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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