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이어지는 때늦은 폭염이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 무더위는 20일을 고비로 한풀 꺾일 전망이지만 예년보다 늦은 여름은 이 달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6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4.4도(예년 평균 29.7도)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홍천 35.7도, 수원 34.8도, 철원 33. 2도, 충주 33도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전날에 이어 중부 일부지역에 폭염경보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한반도를 비껴간 태풍 모라꼿과 아타우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맥을 못 추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뒤늦게 본래 모습을 되찾고 한반도를 덮고 있던 찬 공기를 북동쪽으로 밀어올려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며 "보통 소나기와 태풍이 한여름 불볕더위를 식혀주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약하다"고 설명했다.
폭염이 이어지자 전국 해수욕장과 계곡은 피서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날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50만명이 몰렸고 강릉 경포와 망상 해수욕장에도 각각 15만명과 21만명이 찾았다. 설악산, 오대산 등 강원 산간계곡에도 수천명의 피서객이 찾아 늦더위를 식혔다.
무더위 관련 상품도 반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한 가전 판매점 관계자는 "에어컨, 선풍기 등 더위 관련 상품은 하루, 이틀만 무더위가 이어져도 매출에 변화가 생긴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예년과는 다르게 무더운 밤은 사라졌다. 서울과 부산은 이 달 들어 한번도 열대야가 없었고, 매년 여름 열대야로 몸살을 앓던 대구도 이 달 들어 한 차례 열대야가 있었을 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습한 성질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올해는 수분이 많지 않아 밤이 되면 더위가 빨리 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는 최고기온이 26~32도로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며 "예년보다 늦은 더위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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