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탈옥해 2년여 동안 신출귀몰하며 수사기관의 애를 태웠던 '탈옥수' 신창원이 교도소를 상대로 잇달아 소송을 제기해 교도관들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12일 대구지법에 따르면 신씨는 10일 청송3교도소장을 상대로 "편지를 주고받지 못하게 한 조치를 해제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위자료 150만원도 함께 청구했다.
올해 5월 신씨는 자신에게 온 편지 2통과 자신이 언론사에 쓴 편지 3통에 대해 교도소 측이 제한 조치를 내린 데 반발해 관련 정보의 공개를 신청했다. 이에 교도소는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일부 정보만 공개했고 신씨는 소송을 냈다.
신씨는 지난해에도 "교도소 측이 허리디스크 치료를 제때 해주지 않고 진료 요구를 묵살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국가는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 냈다. 이 사건 2심 선고공판이 19일 대구지법에서 열린다.
독방에 수감된 신씨에 대해 24시간 철통경비를 하느라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이 많은 교도소 측은 잇따른 소송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재판에 출석한다는 구실로 바깥세상을 잠시라도 구경하려고 소송을 내는 게 아니냐는 게 교도소 측 분석이다.
신씨가 교도소 밖으로 나갈 때마다 대규모 경비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출정(出廷) 때마다 교도관 10여명이 뒤따른다. 신씨가 포승줄과 수갑을 풀고 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앉아 있는 법정에서는 법원경비대원 5명 이상이 충원된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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