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폴 크루그먼(사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최근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를 샀다. 경제흐름에 탁월한 통찰력을 지닌 세계적 석학이 집을 산 것을 두고, '이제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루그먼은 최근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 지역의 아파트를 170만달러(약 21억원)에 구입했다. 방 6개에 화장실 2개가 딸린 이 집은 3m 가까운 천정에 훌륭한 전망을 갖춘데다 도어맨까지 달려 한 달 관리비가 1,820달러(약 225만원)에 이른다. 당초 185만달러에 나왔으나 1년 넘게 팔리지 않다 약간 떨어진 값에 크루그먼에게 팔렸다. 원 소유자는 공교롭게도 크루그먼이 칼럼니스트로 있는 뉴욕타임스의 전 직원이었다.
앞서 크루그먼은 뉴욕 옵저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의 집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전부터 뉴욕에 고급스런 집을 원했고 마침 돈이 마련됐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최근 맨해튼의 집값은 1년 전보다 18.5%나 하락했고 주택거래도 절반으로 뚝 떨어진 상태. 블룸버그는 하지만 "크루그먼의 계약은 미국의 2분기 전체 주택 판매가 1년전보다 3.8% 늘어나는 등 부동산 침체가 안정화되는 시기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크루그먼은 이번 주 초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끝나가고 있을 수도 있다"며 "7~9월 사이 경기가 바닥을 칠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런 낙관론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