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환자는 4만~5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미국 에모리대 스테판 크리스톨 교수는 최근 연세대 각막이상증연구소 주최로 열린 '아벨리노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은 눈의 검은 동자 쪽 각막에 하이알린이라는 흰 반점이 생겨 실명에 이르게 되는 유전 질환이다. 1988년 이탈리아 아벨리노 지역에서 이주해 온 가족에게서 최초로 발견됐다. 인구 1,320명당 1명 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은 보통 10세 전후에 나타나기 시작해 60~70세에 시력을 상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환자가 라식 등 시력교정수술을 받으면 시력이 급속히 악화해 몇 년 내 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100%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으며 지금으로서는 예방이 최선책이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는 안과학저널인 <시력교정술지> 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환자는 라식ㆍ라섹 수술 후 증상이 악화하므로 수술 전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력교정술지>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의상 교수는 "이 질환은 100% 유전 질환이므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이 병이 있으면 그 자녀도 발병 가능성이 크다"며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전 정밀검사를 통해 이 병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진단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안과에서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세극등 현미경 검사로 각막 혼탁이나 흰 점을 관찰해 쉽게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숙련된 안과전문의의 정밀 진단이 필요하며, 렌즈의 장기 착용 유무와 생활 환경, 개인차 등으로 인해 발병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DNA 검사라 불리는 분자유전학검사(유전자검사)법이 선보여 일부 병원에서 수술 전 검사를 권유하고 있다. 명동밝은세상안과 이인식 원장은 "DNA 검사 비용(10여만원) 때문에 환자가 선택할 때 이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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