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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방북/ 벼랑끝서 '모처럼 웃는' 대북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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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방북/ 벼랑끝서 '모처럼 웃는' 대북기업들

입력
2009.08.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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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을 방문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귀환을 앞두고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현대아산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현 회장이 가져올 방북 선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11일에도 현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관련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혹시나 날아들 반가운 소식을 기다리느라 속을 태웠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 임원진은 이날 오전 계동 본사에서 월례 실적점검 회의를 갖고, 북측에 억류된 개성공단 파견직원 유모씨 석방과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사업 재개에 대비해 대책을 논의했다.

13개월째 금강산 관광 중단 등 거듭된 악재로 '벼랑 끝'에 몰린 현대아산으로서는 현 회장이 김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나 북측의 결단을 끌어내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 조 사장은 이날 예정했던 개성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에 머물며 평양에서 전해올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직원들에게 대북사업이 정상화될 때에 대비해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주문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이 결단만 하면 언제라도 금강산 관광 등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채비는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현 회장의 방북 성과에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 중단을 시작으로 대북사업이 경색되면서 매출이 끊겼다. 3월 이후 3차례 구조조정을 하는 등 초긴축경영을 하고 있지만, 매출손실은 6월말 현재 1,536억원으로 불어났다. 현대아산 한 직원은 "정황상 현 회장이 김 국방위원장을 만나 유씨 석방 등 현안을 해결하지 않겠느냐"며 "빠른 시일내에 대북 사업이 재개돼 회사가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진출 기업들도 조심스레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학권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은 "공장 가동이나 인력 운영에서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면서도 "현 회장의 방북은 지지부진한 개성공단 운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으로 여기자들이 풀려난 것처럼, 억류된 유씨가 현 회장의 방북으로 풀려나길 바란다"라며 "신변 안전 문제가 해결되고 꽉 막힌 남북 관계 완화로 이어지면 개성공단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동안 까다롭던 입ㆍ출경 절차가 전보다 느슨해진 것을 두고도 기업들은 북측의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A기업 관계자는 "원부자재 공급과 인적 왕래는 정상적"이라며 "3일부터 통제조치가 완화돼 입출경의 번거로움을 덜었고,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언급하면서 공단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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