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겨울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는 북반구에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대대적인 공세가 휘몰아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 겨울을 나고 있는 남반구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신종플루가 계절이 바뀌면 북반구로 거센 북상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신종플루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북반구로 급격히 그 세를 넓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버드 공공보건대학의 마크 립시치 교수도 "(북반구에서) 올해 겨울에 수천 만 명이 감염되고 수십 만 명이 입원하며 수만 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보낼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9일 캐나다, 멕시코 정상과 가진 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신종플루 확산방지를 주의제로 다룬 것은 북반구 정부의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음을 뜻한다.
국가적 대응에 있어 몇몇 정부에선 최악의 경우 계엄령 발동 등 군사적 대처까지 감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종플루 창궐의 경우, 계엄령 발동과 강제 격리 등을 실시하는 방안이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의 남반구 사정을 되짚어 보면 북반부에 대한 경고가 그리 과장된 것만은 아니다. 신종플루 피해는 남반구 가운데서도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두드러져 6일 현재 사망자는 337명에 이르고 감염자는 8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인명피해다. 남미의 경우, 신종플루 피해 상황을 사망자 기준으로 보면 브라질 180명, 칠레 104명, 페루 36명, 우루과이 25명 등이다. 남반구인 호주에서도 이미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베트남 등 아시아권 남반부도 예외는 아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아직 정확한 증세와 발병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아 인터넷 등을 통해 공포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종플루는 '변덕스럽다'고 불릴 정도로, 그 특징을 종잡기 어렵다.
다만 독감의 전형적 증상이라 할 수 있는 발열이 항상 수반되지는 않는다는 점, 계절 독감과 달리 설사를 동반한다는 점, 임신 3개월 이내 산모와 비만 환자들의 발병 위험이 크다는 점 등은 특징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연구가 제한적이라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고 확진 기준조차 없다. 또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 환자부터 갑자기 증세가 악화돼 사망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의 효능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10일 영국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타미플루를 복용할 경우 구토, 탈수 등이 수반되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 정부의 미숙한 대처도 문제다. AP통신은 "신종플루가 재확산할 경우 응급실이 동난 지난 봄 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 대책이 전무한 빈국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 WP는 "특히 인도처럼 인구밀도가 높고 보건 상태가 열악한 곳에서 발생하면 피해가 재앙적"이라고 전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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