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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기후변화에 대응한 수자원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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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기후변화에 대응한 수자원관리

입력
2009.08.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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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다룬 영화 <터모로우> 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ㆍ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결국 지구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심각성을 실제로 확인시켜주는 예가 있다. 2004년 영국 신문 가디언이 미 국방성 비밀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기사는 유럽의 주요 해안 도시들이 해수면 상승에 따라 물밑으로 잠기고 영국은 2020년이 되면 시베리아성 기후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안전한 '물그릇'확보 급해

2007년에 발표된 국내의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는 2090년에는 기온이 4도 상승해 수도권 이남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귤과 사과의 주산지가 변하고 침엽수림이 사라지고 아열대성 병충해가 늘어나며, 주변 해역에는 난류 어종이 서식하게 된다.

이미 우리나라의 장맛비는 동남아 지역과 같은 아열대성 강우인 '스콜'로 변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가뭄과 2005년 미국 뉴올리언즈를 폐허로 만든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규모의 태풍이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후변화는 지구의 물 순환시스템을 어지럽힌다. 국지적으로는 극심한 가뭄과 홍수와 같은 수자원의 지역적 불균형을 야기시켜 사회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세계 각국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물 부족을 21세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유엔기후변화협의체(UNFCC)와 세계기상기구(WMO) 및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 )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IPCC는 지구의 기온이 3도 상승하는 2100년에는 세계 인구 11억 이상이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국제사회도 탄소배출 저감 뿐 아니라 물 문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떤 재난이 닥칠 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수자원의 변화는 다른 어떤 재난에 못지않게 인간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반복적이고 불규칙적인 가뭄과 홍수, 태풍 등은 이른바 물 안보를 국가재난 관리의 핵심과제로 만들 것이다. 특히 좁은 국토에 비해 많은 물 수요로 압박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물그릇을 확보하는 것이다. 유역내의 강과 하천에 떨어진 강수를 관리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저수지와 댐, 보, 제방 등 적절한 수자원 시설물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 잡힌 관리를 위해 다목적 저수지군(群)과 하천을 연계해 유역별 특성에 맞춘 통합 수자원관리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단일 목적으로 건설된 보와 저수지 등을 다목적용으로 전환해 물 관리능력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녹색기반시설 투자 늘려야

2008년 10월 독일 도이체 방크 자문단의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 2009'보고서는 현재의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는 투자를 늘려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제가 되도록 힘쓰고 있다면서, 특히 선진국은 녹색기반시설 투자를 늘려 경제를 부양시킬 것을 권고했다.

기후변화에 올바로 대처하지 못하면 극심한 가뭄과 수해를 되풀이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능동적으로 대처해 맑고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한다면, 재해 없는 지속적 녹색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최병습 수자원공사 건설관리팀장 ·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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