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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움의 꽃 짧게 피었다…서해고속도 사고차 돕다 숨진 20대 여성 2명 의사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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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움의 꽃 짧게 피었다…서해고속도 사고차 돕다 숨진 20대 여성 2명 의사자 추진

입력
2009.08.1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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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도운 대가가 죽음으로 끝나다니요…"

10일 오전 전북 김제시 요촌동 우석병원 장례식장은 눈물바다 였다. 휴가 중 고속도로에서 사고차량 수습을 돕다가 다른 차량에 치여 숨진 21세 동갑내기 여성 금나래, 황지영씨의 가족과 친구들은 죽음이 믿기지 않는 표정들이었다.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 고교 친구들과 휴가를 보낸 금씨 등은 9일 새벽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전북 김제 집으로 돌아가다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156.6km 지점 1차로에 멈춰섰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발견한 뒤 차에서 급히 내렸다.

뒤따라오는 차량이 연쇄적으로 부딪칠 경우 자칫 대형 인명 사고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금씨 등은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불빛으로 우회 신호와 서행 신호를 계속 보내면서 차량들의 '안전 도우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선행'은 잠시였다. 휴대전화 불빛을 제대로 보지 못한 승합차가 순식간에 덮쳐 금씨 등은 현장에서 숨졌다.

현장에서 함께 있었던 고교 친구 김모씨는 "수신호를 하던 친구들이 달려온 차에 치여 갑자기 눈 앞에서 사라졌다"며 끔찍했던 사고 순간을 전했다. 김씨는 "다른 친구들이 '위험하니 차에 그냥 있자'고 했지만 나래와 지영이는 '보험사에 전화해 사고 차량 번호를 알려줘야 한다'며 밖에 나갔다 변을 당한 것"이라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김제의 한 어린이집 교사인 금씨는 대학 시절 학과 대표를 맡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했고,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 탓에 유치원에서도 단연 '인기 짱'이었다. 집에서도 효녀였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와 군에 간 동생을 돌보며 가장 노릇을 했다. 어머니 이모씨는 "외삼촌이 왔으니 가지 말라고 했는데 이게 마지막일 될 줄은 몰랐다"고 오열했다.

5월부터 김제시 농촌기술센터 조직배양실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황씨는 호텔리어가 꿈인 다부진 여성이었다. 올해 초 다리를 다쳐 호텔을 그만 둔 그는 영양사 시험을 준비중이었다.

한편 김제시는 각박한 세태에 남을 도우려다 변을 당한 금씨 등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의사자 선정을 추진키로 했다.

김제=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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