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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쿠릴열도 일본 지원 더이상 안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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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쿠릴열도 일본 지원 더이상 안 받겠다"

입력
2009.08.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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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섬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제공해온 인도적인 지원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성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1992년부터 남쿠릴열도 4개섬에 일본이 제공해온 인도적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뜻을 표명한 뒤 "하지만 앞으로 이 같은 지원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일본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중단되는 사업은 제2차 대전 종전 직후부터 러시아가 실질적인 영유권을 행사하고 있는 남쿠릴열도 4개섬에 일본 정부가 실시해온 의약품과 연료 제공 사업이다.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는 옛 소련 붕괴 후 생활이 곤란한 주민을 돕기 위해 섬을 방문하는 일본인에게 무비자를 허용해왔다.

이번 결정은 영토 반환 협상을 둘러싼 최근 양국의 갈등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올 1월에는 의약품을 지원하기 위해 방문하려던 일본 외무성 직원에게 러시아가 출입국 카드를 요구해 지원이 중단됐다. 일본 국회는 지난 달 이 섬들을 '고유 영토'로 명기한 '북방영토문제 해결 촉진 특별조치법'을 통과시켜 러시아를 자극했고 러시아 정부와 의회는 비난 성명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과 관련해 러시아측이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며 "양국 국경지역에서 원조가 필요할 경우 과거처럼 상호 원조하자"고 설명한 점 등으로 미뤄 인도적 지원 이외 무비자 교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과거 남쿠릴 4개섬에 거주했던 일본 주민들과 가족의 무비자 방문은 여전히 허용하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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