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결제, 백화점 상품권 선물, 현금 출금, 신용대출 중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정답은 '전부'.
휴대폰으로 가능한 금융거래 영역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기껏해야 계좌 이체와 주식 매매 정도만 가능했으나, 이제는 신용카드 결제와 대출 신청, 보험 가입과 펀드 환매까지 손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진화한 VM뱅킹
수년 전만 해도 휴대폰으로 금융거래를 하려면 은행에서 별도의 '금융 칩'을 구매한 뒤 휴대폰에 장착해야 했다. 두 개 이상 은행에 계좌가 있으면 모바일 뱅킹을 할 때마다 각각의 은행에서 발급받은 칩으로 바꿔 끼어야 했다. 그러나 프로그램만 다운 받으면 되는 'VM(가상) 뱅킹'이 시작된 후 이같은 불편은 완전히 없어졌다. 원하는 은행의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다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계좌 조회와 이체, 기껏해야 공과금 납입 정도였던 모바일 뱅킹의 기능도 다양해졌다. 은행 창구에서 펀드에 가입하면 추가 매수나 대금 납입뿐 아니라 환매도 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단말기로 환율을 조회하고 환전할 수도 있다. 특히 우리은행 VM 뱅킹 사용자는 현금카드나 금융 칩이 없어도 현금지급기에서 출금이 가능하고, 모바일 보험 가입과 주택 청약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모바일 신용카드
휴대폰은 신용카드 역할도 하고 있다. 3세대(3G) 휴대폰이라면 의무적으로 장착되는 가입자 인증칩(USIM)에 신용카드를 내려 받으면 교통카드를 사용하듯 결제장비에 살짝 대기만 하면 결제할 수 있다. 주로 대형마트나 백화점, 편의점,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이 이 결제장비를 갖추고 있다. 아직 이용할 수 있는 카드가 신한카드(SK텔레콤ㆍKT) 밖에 없지만, 10월 중 하나은행이 SK텔레콤과 함께 하나카드가 출범하면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할 카드사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휴대폰으로 대리 운전비를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대리운전 결제'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삼성카드가 지난달 출시한 '삼성 모바일 기프트카드'는 선불카드인 기프트카드를 휴대폰으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카드 홈페이지나 휴대폰 무선인터넷으로 접속해 내려 받거나 다른 사람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 손쉽게 선물할 수 있다. 다만 일반 기프트카드는 일부 백화점ㆍ할인점을 제외하고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반면, 모바일 기프트카드는 사용할 가맹점을 미리 정해 구입해야 한다.
기프트카드 사용을 거부하는 백화점들도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백화점의 모바일 상품권은 홈페이지나 휴대폰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결제 후 다운 받거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 선물할 수 있다.
모바일 대출
'전화 한 통' 걸 필요 없이 휴대폰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휴대폰으로 소액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대출상품인 '알프스 천사론'을 출시했다. '4001+무선인터넷 접속키'만 누르면 60만~120만원의 소액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는 연 19∼24%로 카드사 현금서비스 수준이다. 365일 24시간 신청 가능하며, 업무시간 이후에 신청하면 다음날 업무 시간 오전에 고객이 지정한 계좌로 바로 입금된다.
대출을 받고자 하는 사람과 이자를 받고 빌려주고자 하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직접 거래하는 'P2P 대출' 사이트인 '머니옥션'(moneyauction.co.kr)도 최근 KT와 제휴해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사이트는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 급전이 필요한 이유와 반드시 갚겠다는 다짐 등을 올리면 여러 투자자들이 질문을 한 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대출을 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단순히 대출을 받거나 해 주는 것뿐 아니라, 이 같은 질문과 대답을 해 나가는 과정도 모두 휴대폰으로 이뤄진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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