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18일까지 열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5시께 뉴욕발 대한항공 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은 휴가를 겸한 비공식 방문이지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후 북핵 국면의 해빙 조짐이 감지되는 시점에 이뤄져 상당한 조명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벌써부터 일각에서 반 총장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반 총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6자 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의 바람직한 틀이라는 전제 하에 "북미 직접 대화를 지지하며 필요할 경우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유엔과 외교통상부측은 이런 주목에 부담스런 눈치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방한은 유엔 직원에게 2년마다 주어지는 본국 휴가"라며 "공개행사 연설 외에는 언론 접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도 인천공항 도착 직후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의 뜻을 밝힌 뒤 "고국에 휴가 차 방문하게 돼 감개무량하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방한 행보는 그 이상일 게 확실하다. 방한 기간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승수 국무총리, 유명환 장관과도 만나 북핵 문제 등 관심사를 심도 있게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제39차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총회(10일), 2009년 세계환경포럼(11일), 제5회 제주평화포럼(13일) 등 공개 행사에 참석하며 12일에는 여수 엑스포 현장을 찾는다. 반 총장은 이러 저러한 계기에 어떤 식으로든 북핵 문제 등 남북 관계에 대한 의견과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14~16일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17일 하루 일정으로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해 성묘를 한 뒤 18일 오후 뉴욕으로 돌아간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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