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싱거 등 지음·김민정 옮김동아시아 발행·392쪽·1만5,000원
세계의 가장 심각한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지구온난화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 인류가 엄청난 재앙을 겪을 것이라는 게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이유다. 실제로 빙하의 붕괴, 해수면 상승, 빈발하는 화재 및 가뭄, 야생 생물의 멸종 및 생물 서식지의 변동 등 온난화의 구체적 사례로 지목되는 현상들이 최근 급속히 늘고 있다.
하지만 지구 온도의 상승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견해가 있다. 지구는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지기를 반복하는데 마침 지금이 뜨거워지는 시기라는 것이다.
미국의 기후물리학자 프레드 싱거와 허드슨연구소 연구원 데니스 에이버리가 쓴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 는 바로 그런 주장을 담은 책이다. 두 사람은 현재의 지구온난화가 100만년 전부터 약 1,500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기후 변동 현상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기후는 원래 끊임없이 변하며 과거에도 온난기와 한랭기가 있었고 기후 변동이 지금보다 더 극심했던 때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역사 기록 등을 근거로 볼 때 1850년부터 현재까지는 기온이 올라가는 시기이고, 기온 상승이 사망률을 낮추는 등 적지 않은 이익을 갖고 있으며 현대의 기술력으로 가뭄, 기근 등의 재해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구온난화에>
저자들은 나아가 지구 기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태양이지 산업화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태양의 흑점, 태양풍, 우주광선의 강도에 따른 구름 양의 변화 등이 기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이산화탄소는 아주 작은 영향을 미칠 뿐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지구온난화가 인간 활동의 산물이 아니라 자연적 기후 변동의 결과라는 주장은, 지구온난화가 인류에게 유례 없는 고통을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매우 충격적이다. 책 내용을 확대하면 화석연료 등 자원 남용과 자연 파괴, 이산화탄소 배출 등을 동반하는 현재의 산업, 생활 방식에 별 다른 문제가 없는 것이 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더 커진다.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경제사회적 대립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저자들이 지구온난화를 거론하며 이익을 취하는 세력이 있다고 한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그 같은 주장은 결과적으로 산업론자, 개발론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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