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협력업체들의 비용 절감 방법을 연구합니다."
고종석(50ㆍ사진) KT 무선연구소장(상무)은 이동통신,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이동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연구하는 무선연구소를 총괄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 박사인 그는 1982년 KT 입사 이래 지금까지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해왔다. 특히 와이브로 기술 연구 및 사업권 취득 등을 전담하며 와이브로 산파 역할을 한 그는 요즘 특이한 것을 연구하고 있다. KT가 아닌 중소 협력업체들의 비용 절감 방법이다.
이를 위해 서울 역삼동 소재 무선연구소 산하에 동기 부여라는 뜻의 '모티브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 협력업체들이 비용을 아껴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면 KT에도 동기 부여가 됩니다." 이곳은 협력 업체들을 위한 국내 유일의 와이브로 시험 센터이기도 하다.
중소 협력업체들이 이동통신용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려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각종 휴대폰과 통신 장비로 시험을 해야 한다. 휴대폰만 해도 100~500대 이상 동시에 시험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 구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모티브 센터에서는 이를 무료로 빌려준다. "200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협력업체들이 8만여대의 휴대폰을 빌려 써서 362억원의 휴대폰 구입비를 절약했습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모티브 아카데미'라는 기술 교육이 추가됐다. 와이브로, 무선 인터넷TV(IPTV)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들을 위해서다. "9월까지 이어지는 모티브 아카데미는 무선 통신에 관심있으면 개인도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달에는 벤처기업연합회와 협력해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토록 KT가 중소 협력업체 지원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개발은 곧 시간 싸움"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저변이 확대되면 개발 자원 획득 시간이 20일에서 4.6일로 줄어듭니다." 그만큼 고 소장은 KT 뿐 아니라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덕분에 KT는 최근 새로운 이동통신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개인이 갖고 있는 휴대폰의 이동 속도를 측정해 현재 도로의 차량 소통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또 와이브로 단말기의 이상 유무를 원격 측정하는 기술, 휴대폰으로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모바일 IPTV 기술 등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 소장은 기존 이동통신에 와이브로, IPTV 기술 등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 협력업체 지원 방안을 더 늘려서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더욱 많이 개발할 계획입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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