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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날개 편 국산 헬기 '수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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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날개 편 국산 헬기 '수리온'

입력
2009.08.10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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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최초의 국산 헬기 ‘수리온’의 시제 1호기가 출고됐다. 개발 3년 만에 이룬 값진 쾌거이다. 세계 7위 군용헬기 보유국임에도 기체 전량을 해외에서 도입하고 운영 유지와 성능 개량도 외국에 의존하던 현실에서 비로소 독립을 선언하는 뜻 깊은 날이었다.

수리온은 독수리의 ‘수리’와 우리말로 100을 뜻하는 ‘온’의 합성어로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우수한 전투기동 능력과 생존성 및 안전성을 확보하고 100% 국산화를 추구하는 우리 군과 항공산업계의 숙원을 담은 노력의 결실이다.

우리 군은 1960~70년대부터 헬기 전력의 주축으로 운영 중인 500MD와 UH-1H를 대체하는 수리온을 탄생시키기까지 10여년이 넘는 산통을 겪었다. 그 산물로 2005년 KHP(한국형 헬기)사업단이 창설되어 경제적 비용으로 적기에 대체 헬기를 개발하고, 민ㆍ군 겸용 헬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방위사업청과 지식경제부가 힘을 모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독자적인 헬기 설계기술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출발한 수리온 개발은 순탄치 않았다. 해외 협력업체들이 핵심기술 이전을 꺼리는 바람에 설계과정에서부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빠듯한 개발 일정과 제한된 예산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밤을 새워가며 설계를 다시 하기를 거듭하고 핵심기술을 하나 하나씩 해결해 결국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해외업체 제품보다 더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에 따라 일부 구성품은 해외협력업체로 역수출될 전망이다.

자주국방을 향한 힘찬 날개 짓을 할 수리온의 가장 큰 특징은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의 운용환경에 맞춘 토종 헬기인 점이다. 수리온은 백두산 높이에서도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며 다양한 최첨단 항공전자 장비를 갖춰 야간과 악천후에도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또 대공ㆍ지상무기 위협에 대한 종합 경보ㆍ 방어체계와 함께 기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상태감시장치를 장착하여 생존성과 정비성, 신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우리나라는 수리온 개발을 통해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 국가가 됐다. 이는 우리 스스로 헬기의 설계, 체계조립 및 시험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국내 개발을 통해 후속 군수지원 및 정비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유지부품의 국내조달이 가능해 전투태세와 전투력을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무역수지 개선과 고용 창출 등에도 기여하게 됐다.

수리온의 수출 전망 또한 밝다. 수리온은 초기부터 수출에 필요한 국제인증을 고려해 개발했다. 그 결과 국제표준 민수규격(FAR 29)에 명시된 요구사항 대부분을 충족시키고 있어 해외시장 진입이 용이하다.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군 전용 장비를 제외하면 가격 경쟁력도 충분해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더불어 국산 항공기 수출에 전략기종으로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리온은 육ㆍ해ㆍ공군의 다양한 소요에 맞춰 비교적 적은 비용과 짧은 기간에 상륙기동, 의무후송, 해상작전 및 탐색구조 등 다양한 용도의 후속 헬기로 개조 및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주국방의 희망둥이로 태어난 수리온은 앞으로 지상시험 평가와 비행시험 평가 등의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힘찬 날개 짓으로 세계의 하늘로 날아오를 것이다.

이국범 방위사업청 KHP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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