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꿈틀댈 조짐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90%를 차지하는 변동금리형 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두 달 만에 오름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상승은 그동안 높은 가산금리로 고생하던 신규 대출자는 물론, 기존 대출자에게까지 모두 영향을 끼치는 것이어서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91일물 CD금리는 6월4일 이후 근 두 달간 연 2.41%에 머물다 지난 6일 0.01%포인트 상승한 뒤, 7일에도 연 2.42%로 마감됐다. CD금리는 4월16일 연 2.41%로 고시된 이래 6월 4일 하루 반짝 올라 2.42%를 기록했다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약 4개월 만의 상승으로 볼 수 있다.
비록 0.01%포인트의 미미한 상승이지만, 금융권에선 최근의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예사롭지 않은 변화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변동대출 고시금리도 이번 주부터 잇따라 오를 예정이다. 이번 주 국민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고시금리는 연 2.68~4.38%로 지난주보다 0.01%포인트 상승했고 신한과 우리은행도 이번주 초 변동금리를 각각 3.22~4.52%와 3.32~4.62%로 고시해 지난주 초보다 0.01%포인트 인상했다.
은행채에 연동된 고정금리형 주택대출의 금리는 이미 큰 폭으로 상승중이다. 국민은행의 고정금리는 최근 4주간 0.44%포인트 급등했고 신한은행도 4주간 0.36%포인트 올랐다. 7월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약 337조원임을 감안하면, 대출금리가 0.1%포인트만 올라도 가계 전체의 이자부담은 연간 3,400억원 가량 늘어난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뛰는 것은 은행들이 경기회복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감안해 미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D와 은행채 발행에 슬슬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CD금리가 큰 폭으로 뛰지는 않겠지만 상승 추세에 들어선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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