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남녀의 일과 사랑을 다룬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가 저조한 시청률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브라운관에 복귀한 영화배우, 드라마에 첫 도전장을 낸 여가수, 여기에 스타 PD의 연출 등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그들만의' 드라마로 부진을 면치 못한 채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7일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등에 따르면, 피겨 스케이트 선수와 광고인의 세계를 그린 MBC 수목 미니시리즈 '트리플'은 5.7%(전국 기준)의 저조한 시청률로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다.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이정재와 2007년 화제작 '커피프린스 1호점(커프)'의 이윤정 PD와 이정아 작가가 다시 뭉쳐 관심을 모았지만, 6월 11일 5.7%로 출발한 이래 방영 내내 6~7%대의 낮은 시청률을 보였다. 미성년자 의붓동생과 유부남 의붓오빠와의 사랑, 친한 친구와 아내의 사랑 등 자극적인 설정과 지지부진한 스토리 전개 등이 채널을 돌리게 했다.
'커프 답습'으로 식상함도 더해진 듯 했다. 이 PD는 시청률 부진 이유에 대해 "70분짜리 16부작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힘이라든가, 극 전개에 따른 갈등 등 '큰 엔진'이 필요한데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사 등 법정을 소재로 한 KBS 2TV '파트너'도 10%대 안팎의 시청률로 기대에는 못 미친다. 11.3%(7월 15일), 12.1%(7월 22일) 등 지난 한 달 간 11~12%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던 파트너는 MBC 납량특집 '혼'이 5일 첫방송에서 11.0%로 치고 나오면서 동 시간대 꼴찌(9%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그러나 파트너는 법정보다는 남녀 간의 사랑이나 음모 등에 매달려온 기존 법정 드라마에 비해 회를 거듭할수록 검찰과 변호사 간의 갈등, 배심원에 대한 호소 등 치열한 법정 공방을 그려내면서 시청률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섹시 가수 손담비의 연기 데뷔, '꽃보다 남자'의 F4 김 범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SBS 월화드라마 '드림' 역시, 방영 2주 동안 시청률 4~6%에 그치고 있다. 스포츠 에이전트와 종합격투기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덕만(이요원)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권력을 잡기 위한 미실(고현정)의 암투가 더해져 극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MBC'선덕여왕'이 35%대의 시청률을 넘나들며 동 시간대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트리플'의 경우 트렌디풍에 광고인 등 전문직이 결합된 드라마라고 볼 수 있는데 둘의 결합에 따른 완성도가 크게 부족했던 것 같다"며 "'파트너'는 기존 트렌디나 멜로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지만 법정 드라마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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