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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사회복지시설 요트팀 '통영육아원' 소년들 해양스포츠제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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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사회복지시설 요트팀 '통영육아원' 소년들 해양스포츠제전 참가

입력
2009.08.10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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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의 꿈과 희망을 싣고 거친 바람과 파도를 가른다.'

7일 오전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명마을 앞바다. 제8호 태풍 모라꼿의 영향으로 비가 내렸지만, 쪽빛 바다는 은빛 요트물결로 수놓았다. 요트물결 속에는 입문 1년 여만에 일약 한국 요트의 기대주로 부상한 방민(15ㆍ통영중 3)군이 단연 눈에 띄었다. 이날 개막한 제4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 요트 경기에 출전한 것이다.

국내 사회복지법인 중 유일하게 요트팀이 있는 통영육아원 소속의 방 군은 경기에 앞서 동료 원생 4명과 함께 마지막 담금질을 계속했다. 다짐은 당찼다. "통영에서 열리는 데 좋은 성적을 내 체면을 세워야지요."

통영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도남동 언덕배기에 1946년 둥지를 튼 통영육아원 요트팀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4월17일. 일반 학교나 실업팀 처럼 체계적인 지원과 훈련시스템은 갖추지 못했지만 원생들에게 요트를 통해 강한 체력과 인성을 키워주기 위해 요트팀이 꾸려졌다.

어깨너머로 요트를 배워 14년째 요트와 인연을 맺고 있는 육아원 자립전담 최홍석(49)과장이 지도교사를 자처했고, 요트계류장과 통영요트학교가 턱밑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도 창단에 한몫했다.

이성애(73) 원장은 "자칫 사회를 원망하고 두려워 할 수 있는 원생들에게 세상과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며 "바다 바람 등 자연을 통한 배움 보다 더 나은 교과서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요트팀을 만들게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요트팀 창단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이 햇볕에 그을려 구릿빛으로 바뀐 만큼 내성적인 성격도 함께 변해 갔고 뚜렷한 목표가 생기면서 활력이 넘쳤다.

요트팀 맞형 격인 방 군의 실력은 단연 돋보였다. 올들어 해양경찰청장배 금메달, 해군참모총장배 4위, 대통령기요트대회 5위 등 신인답지 않은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레이저 4.7급' 최강자인 방 군은 "일단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게 목표"라며 "세계적 요트선수가 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원장은 "방군이 바다에서 건진 금메달은 53명 원생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동시에 안겼다"고 평가했다.

방군과 나이가 같은 김혜성(통영중 3)군 역시 '옵티미스터 중등급'에서 올해 소년체전과 해양경찰청장배 은메달을 거머 쥐었다. 남포초등 5학년 동기생 이태인ㆍ김혜민ㆍ정근우 군 등도 '형 보다 나은 아우'가 되겠다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지도교사 최씨는 "자체 요트장비를 하루 속히 갖춰 보다 체계적으로 요트를 가르치는 게 유일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통영=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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