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광역자치단체다. 서울과 함께 수도권 민심의 향방을 가를 핵심 승부처다. 이에 더해 경기지사는 민선 이후론 대권으로 가는 예비직으로도 여겨진다. 경기지사 선거가 서울시장 선거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로선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지사가 재선 가도를 밟을 것이냐, 민주당이 바람을 일으킬 것이냐, 이 두 가지에 시선이 쏠려 있다.
먼저 김 지사는 아직 공개적으로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출마 쪽으로 기운 듯하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천 신화에 견주고 있는 대심도철도(GTX) 사업 등 경기도의 장기발전 프로젝트도 남아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선거구도가 정권의 중간평가로 흐를 때라도 이길 수 있는 카드가 김 지사 외에는 마땅치 않다는 평가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막판 변수는 있다. 김 지사가 3년 뒤의 대선으로 직행하는 경우다. 이 대통령도 2006년 서울시장에 재도전하지 않고 곧장 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한 측근은 6일 "대선 흥행을 위해 당에서 요청이 있을지 지켜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급할 게 없어 추석 쯤에나 입장을 밝힐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두 마리 토끼를 놓고 저울질하겠다는 여유가 읽혀진다.
당내에선 '포스트 김문수'를 노리며 출마를 고민하는 인사들이 7,8명에 이른다. 김영선 남경필 원유철 임태희 정병국 의원,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자천타천 후보자로 분류된다. 유화선 파주시장이 거론되는 것도 눈에 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후보군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최근 4ㆍ29 재보선 인천 부평을 선거와 경기교육감 선거에서의 잇단 승리로 해볼만하다는 의욕이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역대로 정당 지지율이 20% 가까이 뒤진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는데 지금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우선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한 측근은 "경기도 토종이고 경제ㆍ교육 부총리를 지내 한나라당에서 빠져 나온 부동층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김부겸 원혜영 이석현 이종걸 정장선 천정배 의원 등도 후보군에 속한다. 김 지사가 출마할 경우 현역 프리미엄을 넘어설 인물 경쟁력이 민주당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진보신당의 심상정 전 의원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변수는 경기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는 점이다.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은 적지 않은 학부모를 투표소로 불러낼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된 무상급식 예산삭감 파동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아울러 김 지사가 소신으로 밀어붙인 수도권 규제완화가 얼마나 표로 돌아올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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