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과 핵 문제는 유엔 재제까지 갔지만 정체된 상태다. 이번 빌 클린턴 미 전 대통령의 방북은 오바마 정부가 기자 2명 석방 교섭을 명분으로 일종의 교섭 실마리를 잡으려고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파견한 것은 상당히 의욕적인 조치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이야기가 엇갈리는 데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개인자격이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를 가지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회담 중 클린턴이 오바마의 생각을 설명했을 수는 있고 그것을 북한이 메시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하는 것이다. 그동안 클린턴 국무장관 등 미 정부는 북한이 회복불가능한 비핵화를 선택할 경우 포괄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해 왔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응하면 미국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온 것이다. 김정일은 회담에서 회복불가능한 비핵화 용의가 있다는 점을 거듭 말했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미국에 국교정상화, 평화협정 체결 등 포괄적인 교섭을 제안했을 것이다.
6자회담은 북한으로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6자회담은 지속될 수 있지만 북미 교섭이나 4자회담 등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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