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분규가 76일만에 극적 타결된 가운데,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민유성 행장이 언급한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를 놓고 재계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일각에선 쌍용차가 매각될 경우 국내에선 한화와 현대차 등이 인수 후보가 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소식통은 6일 "민 행장이 최근 '쌍용차 사태가 해결되면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것은 구체적인 기업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봐야 한다"며 "산업은행 입장에선 제3자 매각을 통한 정상화를 추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쌍용차 인수 후보로 우선 거론되는 곳은 한화그룹이다. 한화는 현재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과 관련,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의 인수 이행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쌍용차 역시 산업은행에 구조조정 자금 1,000억원과 신차 개발자금 1,500억원 등 모두 2,5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해 놓고 있다는 점.
만약 한화가 쌍용차를 인수하게 되면 산업은행으로서는 한화에게 3,000억원 보증금을 돌려준 뒤 이를 쌍용차에 투자토록 유도할 수 있다. 한화 입장에서 봐도 3,000억원이란 거금을 돌려 받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 한화, 쌍용차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화 관계자는 "쌍용차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고 김승연 회장도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 보증금 반환과 쌍용차는 별개의 사안으로 이를 연결지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된 쌍용차는 중국 소비자의 입장에선 보면 수입차"라며 "이러한 장점과 러시아의 틈새 시장 등을 활용할 업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 역시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송태희기자 bigsma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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