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6일 평택공장 주변은 모처럼 안도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밤새 노조원들이 논쟁을 벌인 끝에 사측에 협상을 제안했고 마침내 협상 타결소식이 들리자 공장 정문에 모여있던 사측 직원들과 노조원 가족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그동안 일촉즉발의 긴장감으로 대치했던 이들은 "이제 살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협상중재단을 결성했던 원유철(한나라당) 의원과 송명호 평택시장 등도 타결소식을 듣고 달려와 "중재단을 회생지원단으로 전환해 쌍용차 회생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측이 대화 재개 의사를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이날 오전 10시께. 그때까지만 해도 공장 정문 앞 진입로를 점거하고 있었던 사측 직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표정이었다.
하지만 오후 2시30분께 노사 양측간 대표자 회의와 실무 협상이 끝나고 노조원들이 농성을 풀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사측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쌍용차의 미래에 대해 담담하게 대화를 나눴다. 일부에서는 당장 공장 재가동을 위해 많은 준비작업이 필요한데다 법원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모른다며 이내 얼굴이 어두워지기도 했다.
오후 3시30분께 노조원 호송을 위한 대형 버스 10여대가 공장 북문을 통해 진입하자 주민들은 협상 타결을 기정사실로 반색했다.
인근 음식점 주인 신모(47)씨는 "혹시나 잘못 될까 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른다"면서 "노조원들이 하루 빨리 갈등을 봉합하고 쌍용차 공장이 정상화 돼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ㆍ시민사회는 그동안 표출된 첨예한 갈등 양상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노사가 공존할 수 있는 발전적인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대체로 이견이 없었다. 노동계는 점거 농성이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하면서도 경찰의 진압방식 및 정부의 협상 태도에 대한 불만을 숨기진 않았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불행한 사태 없이 수습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노사간 입장 정리가 돼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은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일단 양측이 파국을 막고 극적인 타결을 이룬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처음에는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다 막판에는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올 정도로 무리한 진압을 시도하는 등 일관치 못해 유감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장대연 진보연대 대변인은 "노조가 결국 양보안을 내면서 희생을 감수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께 민주노총 회원 500여명이 평택역 집회를 마치고 공장 정문 앞 500여m거리까지 행진을 해 오자 평택 공장 주변에는 또다시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진입로 주변에서 진을 치고 있던 사측 직원 1,000여명은 빗자루와 각목 등을 손에 쥐고 시위대와 대치했다. 경찰도 이 일대에 5개 중대 500명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민노총 시위대는 그러나 더 이상 공장쪽으로 접근하지는 않아 양 측간 충돌은 없었다.
박선영기자
강주형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