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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협상 극적 타결/ 강경 정부에 밀린 강성 노조… "투쟁" 목소리 줄어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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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협상 극적 타결/ 강경 정부에 밀린 강성 노조… "투쟁" 목소리 줄어들듯

입력
2009.08.0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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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일간 이어진 쌍용차 파업사태가 극적 종결됐지만, 노사 양측에 깊이 팬 상처로 인해 회사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개입 없이 노사 양측이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점을 찾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나, 양보의 폭이 사측보다 노조가 컸다는 점에서 향후 노정ㆍ노사관계에서 정부와 사용자 측이 힘의 우위에 서게 될 전망이다.

쌍용차 노조는 총고용 보장이라는 원론적 접근에서 벗어나 사측의 최종안에 근접한 수정안을 현실적 대안으로 선택, '공멸'이라는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장기간의 강경 투쟁 과정에서 생긴 노노갈등과 노사갈등은 치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장 밖의 대다수 노조원들로부터는 "공장 안에서 옥쇄파업을 벌인 640여명만을 위한 노조"라는 비판을 듣고 있고, 여러 차례 물리적 충돌을 빚은 사측과는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공생의 길을 도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노조는 함께 투쟁해온 노조원들의 '정리해고'를 결국 받아들임으로써 강경투쟁으로 버텨봐야 얻을 것이 없다는 현실적 교훈을 남겼다.

정부는 여론의 압박에도 '불개입' 입장을 관철함으로써 노동계에 만연한 '버티면 나온다'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쌍용차 사태는 노사 양자가 해결해야 할 개별적 사안이라는 게 정부의 불개입 이유였지만, 여기에는 쌍용차를 통해 전통적으로 강성인 자동차노조 전반에 '본때'를 보여줄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시장점유율 2.1%로 파산하더라도 시장 충격이 거의 없는 쌍용차를 통해 자동차 업종 노사관계 전반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속내였다. 노동부 관계자는 "공장점거 및 총고용 보장 요구 등 극한 투쟁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라는 것을 노동계가 깨닫게 된 것이 사태 해결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작전'이 주효함에 따라 올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노조의 강경 투쟁 움직임이 크게 줄어든 채 '소리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은 쌍용차를 포함해 약 300개에 달한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채권 금융기관에 부실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터라 하반기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쌍용차의 강경 투쟁을 지원해온 민주노총은 노조의 사실상 패배로 위상 하락과 현장 장악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올들어 민주노총은 성폭행 파문에 이어 KT와 NCC,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지하철 등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10곳의 기업 노조가 탈퇴하면서 이미 세력이 크게 위축된 데다 6월 화물연대 파업 실패에 이어 쌍용차 파업에서마저 정부와 사측에 밀림에 따라 강경 일변도의 투쟁방침과 현 지도부에 대한 내부 비판 여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노동계 관계자는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 민주노총은 무모할 정도로 쌍용차 사태에 강경하게 대응했다"며 "많은 비용을 치르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 만큼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현 지도부의 노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8월 이후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선거일정이 시작되는 만큼 각 계파간 다툼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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