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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여기자 석방/ 굳은 표정 클린턴, 北 석방 대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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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여기자 석방/ 굳은 표정 클린턴, 北 석방 대가는…

입력
2009.08.0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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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새 벌어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동, 두 미국 여기자의 석방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전모가 드러나고 있지만 석연찮은 구석도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어정쩡한 미 정부의 태도와 클린턴의 굳은 표정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일행에 존 포데스타 전 백악관 비서실장, 데이비드 스트롭 국무부 한국과장 등 중량감 있는 인사가 배치돼 정부의 지원을 받은 사실상의 특사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미 정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 개인방문임을 강변했다.

북한으로부터 국빈급 대우를 받은 클린턴 전 대통령도 체류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아 외교관례에서 비켜나 있었다. 왜 그랬을까. 이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유엔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의 입장과 무관치 않다. 전직 대통령의 방문은 북한 입장에서 커다란 선물로 제재 조치와는 배치돼 국내외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오바마 정부의 고육책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 정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파견을 추진하면서 한국, 일본 등 관련국에 사전에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힐러리의 막후역할과 클린턴의 발탁배경

힐러리 국무장관은 억류사건 후 발 빠른 석방 교섭을 벌였고 북한에 사과와 함께 사면을 요청했다. 북한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나아가 석방교섭을 위한 특사로 고위급 인사를 검토하면서 전직 대통령인 남편을 낙점했다. 비행기 조종사를 포함, 여러 미국인이 북측에 억류되는 사태가 있었지만 주로 상ㆍ하원의원이 특사로 파견됐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이다. 여기에는 여기자의 소속사인 커런트 TV가 영향을 미쳤다.

커런트 TV는 경영주가 클린턴 전 대통령과 정권을 함께한 앨 고어 전 부통령이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당초 고어 전 부통령이 특사로 고려됐지만 북미교섭에서 북측은 이해당사자인 고어 부통령을 거부하고 상징성이 큰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수락한 배경에 힐러리 국무장관과 고어 전 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여기자의 석방대가와 여기자들의 북한 내 행적은

북한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여기자들을 내주면서 상응한 대가를 요구했는지 여부도 드러난 게 없다. 북미현안에 대한 대화재개 내지 제재완화를 요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만으로 북측은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낸 동시에 내부적으로 미국을 굴복시킨 '강성대국'임을 선전할 계기가 됐다.

북한 언론의 대대적 보도는 이와 무관치 않다.

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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