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안 해수욕장 일원에 해파리떼와 함께 평소 보기 힘든 상어까지 출몰해 비상이 걸렸다. 피서객들과 주변 상인들은 물론 어민들까지 예상치 못한 '불청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피서객들에게 공포의 대상은 단연 상어떼다. 지난달 26일 오후 2시30분께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흑진주몽돌해수욕장 백사장에서 300m 떨어진 바다에서 3m가량의 귀상어 2마리가 나타나 해경이 수영금지 조치를 내리고 피서객들을 대피시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귀상어는 해수욕장 바로 옆 유람선 선착장 인근까지 등지느러미를 드러낸 채 헤엄을 치다 해경 경비정이 다가가자 사라졌다. 다음날 오전 이 중 1마리가 해수욕장 인근 해상에 설치된 그물에 붙잡혔다. 주민 김모씨는 "해수욕장 인근에 상어가 나타난 것은 처음"이라며 믿기지 않은 표정이었다.
앞서 5월에는 통영시 홍도 근해에서 2.2m짜리 청상아리 1마리가 어선의 그물에 걸리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주로 서해안에 나타나던 백상아리 등이 남해안에도 자주 출현하고 있다"며 "귀상어는 백상아리와 함께 성질이 난폭해 피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해파리떼도 요주의 목록에 올라 있다. 이달 들어 통영ㆍ거제시와 남해군 연안에는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보름달물해파리떼가 자주 나타나 행정 당국이 퇴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해파리떼는 해수욕장 수영경계선 안쪽까지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지만, 일부 피서객들은 팔다리 등을 쏘여 응급치료를 받기도 했다.
어민 피해도 적지 않아 지난달부터 여름출어에 나선 멸치잡이 기선권현망 업계는 해파리떼 습격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멸치잡이 선단들은 어획 부진으로 지난 한달 동안 1.5㎏들이 60여만 포대를 경매에 내놓았다.
김해=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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