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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여기자 석방과 核은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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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여기자 석방과 核은 별개"

입력
2009.08.0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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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석방된 미국인 여기자 2명과 함께 평양을 출발, 이날 밤 미국에 도착했다.

미 커런트TV 소속 여기자 로라 링(32)과 유나 리(36)는 이날 밤(현지시각 오전 5시 50분께) 로스앤젤레스 외곽 버뱅크에 있는 밥호프 공항에 도착, 마중 나온 가족들과 재회한 뒤 "석방을 위해 애쓴 클린턴 전 대통령과 그의 일행 등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두 기자가 석방돼 크게 안도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뉴욕 사무실을 통해 배포한 성명을 통해 "기나긴 고통을 겪은 여기자들이 풀려나 안심"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들이 탄 특별기는 이날 오전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전송을 받으며 평양을 출발, 미국으로 향했다.

지난 3월17일 북중 접경지대에서 북한 국경을 넘어갔다 체포된 뒤 노동교화형 12년형을 선고 받았던 두 여기자는 억류 141일 만에 가족 품에 안겼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이번 석방은 북미 양쪽 모두에게 승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케냐 나이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기자 석방과 북핵 협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특히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장관의 발언을 반복하면서 "북미 관계 개선의 가장 좋은 길은 (북한이) 책임과 합의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 불능화 및 핵 포기를 규정한 9ㆍ19 공동성명의 이행만이 북미관계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3시58분 김 위원장과 클린턴 전 대통령 면담 사실을 보도하면서 "김정일 동지께 클린턴은 미국 기자 2명이 불법 입국해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한 데 대해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하고 그들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돌려보내 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또 "클린턴은 두 나라 사이의 관계 개선 방도와 관련한 견해를 담은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 전달 사실을 부인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도 미국의 사과 여부에 대해 "그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북미 간 사과와 구두 메시지 전달 여부를 둘러싼 진실 게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으로 북미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인 것은 분명하다.

김 위원장과 클린턴은 면담에서 여기자 석방 문제 외에도 북핵 문제를 비롯한 북미 양자 현안을 폭 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여기자 석방에 대해 한국 중국 일본 정부는 모두 이날 "환영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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