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우리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코란의 언어로 읽지 않고 성경의 언어로 읽어왔어요."
이슬람에 대한 오해의 부피에 비해 우리 사회의 진지한 관심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허구들, 이를테면 9ㆍ11테러와 지하드 그리고 코란을 일렬종대로 놓으려는 천박한 논리들에 제동을 거는 시도가 있어온 것도, 그에 대한 인문학적, 온정적 시선 또한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슬람 문화 전문가인 공일주씨는 그 대열의 선두에 서 온 이다. 그가 코란에 대한 바른 해석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책 <코란의 의미를 찾아서> (예영커미뉴케이션)를 냈다. 코란의>
그는 한국외대 아랍어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르툼 국제아랍어교육대학원에서 외국인에 대한 아랍어교육으로 석사학위, 옴두르만 이슬람대학교에서 코란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요르단대학 등지에서 11년간 아랍기독교인과 아랍이슬람교도들을 가르치면서 이슬람문화를 연구해 온 학자다.
코란 연구서로는 자신의 세 번째 저서인 이 책에서 저자는 "엄밀히 말해 코란의 번역서는 없다"고 단언한다. "성경은 어느 나라 언어로 번역되든 '성경'이라고 불리지만, 코란은 아랍어로 된 것만 '코란'이고 다른 언어로 된 건 '코란 해설서'(혹은 코란의 의미)라고 합니다."
다양하고 독특한 비유와 상징이 고급 아랍어로 기술된 코란의 진수가 '번역'을 통해 온전히 옮겨질 수 없다는 의미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아랍권 내에서도 해석상의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공씨는 설명한다.
"생활 아랍어인 암미야를 쓰는 많은 이슬람 사람들은 코란의 내용을 질문 받으면 이맘이나 셰이크(종교학자)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답합니다."
그런 만큼 코란을 둘러싼 오류는 지금도 적지 않다. 성령이 알라와 다르고, 사도가 메신저와 다른데 이를 혼용하는 예도 흔하다고 한다. "코란 해설 속에 '성령'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면 그것은 '알라는 영이시다'라는 말이 되므로 이런 표현은 무슬림에게는 신성모독이 되는 번역"이다.
그릇된 해설들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번지기도 하고, 코란을 문자적으로(교조적으로) 해석하는 근본주의자들의 병폐를 낳기도 한다고 한다.
올해 1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전 세계 이슬람학자들이 41개 항의 파트와(이슬람학자가 내리는 법적 판결) 헌장에 서명한 것도 그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한다.
그 내용은 극단적인 파트와를 내려서 상대를 카피르(알라의 존재를 믿지 않거나 믿으면서도 이슬람식 기도와 금식을 하지 않는 사람)로 몰아 살해하는 것은 금한다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아랍문화와 코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얕은 상식을 감안한 듯, 평이한 표현과 친절한 용어 설명을 곁들여 그들의 문화 및 코란의 주요 교리를 설명하고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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