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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든 제조업, 글로벌 경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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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든 제조업, 글로벌 경제 '청신호'

입력
2009.08.05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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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확연한 회복을 시사하는 경제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제조업 지표가 확장국면으로 들어설 조짐을 보이고, 아시아의 물가상승은 진정세에 들어섰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꿈틀거리고, 경기부양으로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각해 지면서 경기 상승국면이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오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세계 제조업 생산이 '확실한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3일 발표된 7월 미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보다 4.1포인트 상승한 48.94를 기록해 '팽창(지수 50 이상)'국면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영국의 7월 제조업 PMI는 50.8로 올라서 200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어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PMI도 6월 42.6에서 7월 46.3으로 대폭 상승했다. 아직 본격적인 팽창에는 못 미치지만, 향후 추세를 낙관할 수 있는 결과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노버트 오어 회장은 FT에 "이 같은 수치는 3분기에 제조업이 성장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상을 깨고 미국의 6월 건축부문 지출이 소폭 상승한 것도 고무적이다. 미 상무부는 6월 건설지출이 전월에 비해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애초 시장전문가들은 0.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주택시장 폭락이 경기침체의 시발점이었다는 점에서 민간 건설부분의 회복조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지난해부터 물가상승이 극심했던 아시아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이 최근 들어 진정세로 들어선 것도 소비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경기부양을 통해 끌어올린 지표들이 자연스런 '소비→생산→고용'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것인지는 확답하기 이르다. 미국 자동차 판매증가는 소비자에게 구입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은 이유가 크며, 실질적인 소비심리는 크게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올해 세수(세금수입)는 지난해 비해 18% 줄었고, 재정적자는 1조8,000억 달러에 달한다. 세수감수 수치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재정이 바닥 나가는 데도 회복되지 않는 소비심리는 미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다.

또 지난해 세계경제 몰락에 기름을 부었던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이 다시 심상치 않은 상황에 이른 점도 우려할 대목이다. 제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석유와 곡물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는 3일 미국 서부텍사스유가 배럴당 71달러에 근접했고, 북해산 브렌트유는 한때 72달러 후반까지 치솟았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면 경기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원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원유생산 설비투자 감소와 중국과 다른 국가들의 수요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1, 2012년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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