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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 따로없는 쌍용차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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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 따로없는 쌍용차 공장

입력
2009.08.0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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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쌍용자동차 사측이 진압작전에 나선 4일 평택공장 안팎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공장 안에서는 경찰이 지상과 공중에서 입체작전을 펼치며 진입을 시도했고, 노조원들은 대형 새총과 화염병으로 격렬히 맞섰다. 경찰은 특공대원 등 2,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주변건물 옥상에 진입하고, 노조원들이 모여있는 도장 2공장을 완전히 포위한 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작전 개시

새벽 5시께 경찰 헬기의 굉음과 함께 전경들의 방패 두드리는 소리가 정적을 깼다. 이어 오전 10시께 경찰 헬기 3대가 저공 비행을 하면서 공장 상황을 속속 지휘부에 알렸고 이어 최루액을 집중 투하, 노조원들의 움직임을 둔화시켰다. 경찰의 진압작전은 정문과 후문, 북문, 서문, 남문 등 5곳에서 시작, 도장 2공장을 중심으로 차체 공장 방향(서쪽), 조립 공장 방면(북동쪽), c200 조립라인 공장 방면(북쪽) 등 3 방향으로 나뉘어 일제히 좁혀 들어갔다.

오전 10시40분께는 특공대가 도장2공장과 붙어 있는 차체2공장으로 진입해 교두보 확보에 나섰다. 특공대원들은 특수 제작된 버스로 차체2공장 부근에서 내린 뒤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해 옥상에 내렸다.

경찰은 도장2공장과 바로 인접해 있는 차체2공장 및 도장 3ㆍ4공장 확보에도 전력을 기울였다. 공장 옥상은 노조측 본부가 있는 도장2공장 옥상과 연결돼 있어 공중 침투 등을 하지 않고도 접근할 수 있는 전략의 요충지였다.

조립 3ㆍ4공장의 경우 점거가 쉽지 않았다. 경찰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3차례에 걸쳐 공장 옥상에 사다리차를 설치하려 했으나 조합원들이 새총으로 볼트와 너트를 날리고 타이어를 불태우면서 극렬히 저항, 번번히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 용역 직원 1명이 노조측에 인질로 붙잡혔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작전 일시 중단

거침없이 진행되던 경찰의 작전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갑자기 중단됐다. 경찰 헬기 1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찰활동을 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경찰과 장비들은 공장 입구 방면으로 철수했다.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던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도 오후 4시께 현장에서 일단 벗어나 경기청으로 돌아갔다.

노조측의 저항이 예상외로 거셌던 데다 인질로 붙잡힌 용역 직원의 안위를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찰은 "당초 도장2공장까지 진입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단 철수키로 했다"면서 "하지만 언제든지 재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장밖 상황

이날 오전 9시 30분께에는 사측 임직원 및 용역 직원 500여명이 갑자기 평택 공장 앞 도로변으로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얼굴에 복면을 두르고 빗자루를 든 채 도로변에서 철야 농성중인 가족대책위원회와 민주노동당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천막 9개 동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에서 욕설이 오가면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1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시민단체회원 500여명은 "경찰이 사측 용역 직원들의 불법 행위를 지켜보고만 있다"며 항의 시위를 벌였지만 이 역시 경찰의 저지에 막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측이 고용한 용역 직원들이 불법을 저지를 때에는 뒷짐을 지고 있더니 정작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할 때에는 강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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