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유전들의 석유 생산 증가 추세가 이미 정점을 넘어섰으며, 향후 5년 내 심각한 오일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수석 에너지 이코노미스트가 "앞으로 5년 이내에 전세계적인 생산감소에 따라 석유위기가 올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전세계 경기침체 회복국면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3일 영국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비롤 박사는 특히 "대부분 국가들이 석유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당초 2030년까지 석유 생산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2010년 이후 곧바로 '석유 파동'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030년까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석유 소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가 4개가 더 필요하며, 소비의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6개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EA도 최근 전세계 800여개의 주요 유전들에 대한 석유 생산 감소 추세를 측정한 결과 매년 6.7%씩 석유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 2년 전 조사의 3.7%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어 IEA는 "저유가 시대는 종말됐다"며 비롤 박사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비롤 박사는 또 2010년 이후 석유 위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할 즈음 중동 지역의 주요 산유국들의 영향력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들은 이미 석유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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