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산악인 오은선(43.블랙야크)씨가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에 단 1개 봉우리만을 남겨놓았다.
오씨는 3일 오후 4시16분께(한국시간) 산소호흡기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세계 11위 봉인 히든피크 가셔브룸Ⅰ봉(해발 8,068m) 정상에 올랐다고 오씨의 후원업체인 블랙야크가 알려왔다. 이날 오전 4시15분 캠프3(7,200m)을 출발한 지 12시간 만이다.
티베트 방언으로 '빛나는 벽'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가셔브룸 산군(山群)은 1봉부터 6봉까지 아브루찌 빙하를 말굽형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제1봉(가셔브룸Ⅰ)은 산 아래에서 빙하에 도착할 때까지 보이지 않아 '감춰진 봉우리(Hidden Peak)'라고도 불린다.
이에 따라 오씨는 세계 여성 산악인 가운데 8,000m급 고봉을 가장 많이 올라섰으며, 세계 여성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 기록에 한 걸음 다가섰다. 오씨가 아직 오르지 못한 8,000m 봉우리는 안나푸르나(8,091m) 하나 뿐이다.
현재까지 세계 여성산악인 중 8,000m 13개 봉우리에 오른 이는 아직 없어 오씨의 기록 달성이 유력할 전망이다. 세계 여성 산악인 가운데는 현재 오스트리아의 겔린데 칼텐브루너와 스페인의 에드루네 파사반이 현재까지 12개 봉우리에 오른 상태다.
오씨는 지난달 초 낭가파르밧(8,125m) 등정에 성공한 뒤 곧바로 가셔브룸Ⅰ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14좌 완등 경쟁을 벌이던 고미영 씨의 추락사를 계기로 등정 일정을 2주 가량 늦췄다. 오씨는 이 달 중순 귀국한 뒤 여성산악회와 공동으로 올 가을 시즌에 안나푸르나에 오를 예정이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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