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 '황금어장'의 한 코너인 '라디오스타'가 특정 대형 기획사 소속의 연예인들을 지나치게 홍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9일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는 여성 6인조 가수 티아라가 출연해 개인기를 펼치는 모습을 방송했다. 아직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노래조차 선보이지 않은 이 신인그룹은 각자 이름이 크게 쓰인 명찰을 달고 멤버 모두가 판소리, 뮤지컬, 격파 등을 하며 '티아라 특집방송'을 무색케 했다.
후반부에는 티아라의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를 전화로 연결해 "시청자들에게 잘 부탁드린다"는 말까지 방송했고, 끝부분에서는 '티아라라는 떡잎 어떻게 보셨나요?'라는 자막도 내보냈다.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티아라처럼 하려면 '라디오스타' 폐지하라" "기획사 마케팅의 승리"라는 등 대형 기획사의 홍보 방송처럼 남용된 이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글이 넘쳐났다.
'라디오스타' MC들조차 방송 중 "가수가 왜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하려고 하는 거죠?" "누가 봐도 기획사가 힘 있어 보인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연예계에서 힘있는 기획사가 방송 프로그램 출연진 선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암묵적 관행처럼 돼있다. 하지만 '황금어장'은 이전에도 특정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의 홍보성 방송을 한 사례가 여러 번 있어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배우 이범수가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 개봉에 맞춰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으며, 지난 4월에는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주연배우 권상우와 원태연 감독이 3주 연속으로 얼굴을 비쳐 "영화 홍보 제대로 해준다"는 비난을 받았다. 모두 김광수 대표가 제작한 영화다.
특히 '황금어장'의 여운혁 CP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에 카메오로도 출연, 김 대표와의 친분 때문에 방송을 사적인 홍보에 쓰이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여 CP는 이에 대해 "김 대표와는 특별히 친분이 있지도 없지도 않은 관계"라며 "신인들 섭외에 논리적인 잣대는 없지만 제작진에게는 재미와 시청률 확보가 1차적인 의무이기 때문에 제작자로 신용을 쌓은 김 대표가 키운 티아라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차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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