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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의 '테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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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의 '테러 비상'

입력
2009.08.0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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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테러 위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주 미국 워싱턴에서 'G2 시대'개막을 알리는 미ㆍ중 '전략 및 경제대화'를 통해 높아진 위상을 뽐냈다. 그러나 높아진 위상만큼 복잡한 국제정치적 역학과 민족갈등으로 안팎의 적이 늘면서, 미국처럼 세계 곳곳에서 테러 표적이 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위구르 사태로 높아진 반감

위구르 망명단체 투르키스탄 이슬람당(TIP)은 1일 "신장(新疆) 자치구 우루무치의 위구르족 대량 학살을 응징하기 위해 중국의 이익을 공격할 것"을 촉구하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TIP 지도자 투르키스타니는 "대사관과 영사관을 반드시 표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며 "우리의 사명은 절망하지 않고 계속 저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위협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신장 위구르 유혈사태 직후 무차별 보복공격을 선언한 알 카에다는 지난달 31일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동서 횡단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중국인 노동자들을 호송하던 알제리 군 차량을 공격해 병사 11명을 사살했다. 지난달 17일에도 중국인 노동자들을 호송하던 전투경찰 20여명을 기습 공격해 모두 사살했다. 중국인 피해는 아직 없지만, 중국 당국과 노동자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위구르 족이 많이 사는 터키에서도 반중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거리에서 중국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중국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중국에 대한 반감이 높다. 알제리와 터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현지 교민들에게 테러 경계령을 내리는 등 이슬람 권 중국인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호주와 영국 등에서는 반중 감정이 일고 있다. 위구르 사태와 얽힌 중국과의 외교 갈등이 불씨가 됐다. 호주 정부는 최근 중국 당국이 호주 기업의 중국주재원 4명을 간첩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위구르 족 인권운동가 카디르를 초청해 그의 기록영화를 상영하려는 멜버른 국제영화제 웹사이트를 중국인들이 해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일부에서는 중국과의 외교 단절을 외치고 있다.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 등에서는 화교 기업인들이 협박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10월1일 건국 6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테러 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했다.'창청(長城) 6호'로 명명된 반(反) 테러 훈련은 경찰의 추적을 받던 테러 분자들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수도 후허하오터(呼和浩特) 시내로 잠입해 재래식 폭탄에 방사능 물질을 넣은 이른바'더러운 폭탄'을 터뜨린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었다. 중국도 테러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나라가 됐다는 위기 상황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이 달 말까지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과 허베이(河北)성 줘저우 등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상한 반 테러 훈련을 실시한다.

'제국'의 불가피한 숙명

중국은 동남아와 아프리카를 비롯한 해외 진출에서 현지의 고유한 문화와 국가적 자존심을 존중하며 전략적 동반자 입장을 강조하는 유연한 외교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른바 소프트 파워를 앞세워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와 차별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영향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등의 잇단 유혈사태는 뿌리깊은 소수민족 문제의 심각성을 새삼 부각시키면서, 중국의 위상과 영향력 확대를 반기지 않는 외부의 반감과 적대심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근거 없는 음해와 공작이 작용하는 흔적도 있지만, 역사상 모든 '제국'의 숙명과 마주하고 있다고 할만하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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