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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협상 결렬/ 막판 등돌린 노사… "저쪽서 말바꿨다" 격앙된 성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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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협상 결렬/ 막판 등돌린 노사… "저쪽서 말바꿨다" 격앙된 성토전

입력
2009.08.0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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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사가 68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통해 대타협의 가능성을 보였으나 막판에 서로 등을 돌렸다. 양측이 협상을 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한 데다, 노조내부에서도 이해득실이 달랐던 것도 결렬쪽으로 방향을 틀게 했다. 하지만 벼랑끝에서 서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다 큰 원칙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막판에 극적 타결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31일 오후 7시 30분에 속개된 제5차 교섭때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감자(減資)를 통해 상하이차의 지분을 축소, 대주주 지위를 변경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인원 974명(산재 보험 대상자 2명 제외)에 대한 '인력 구조 조정' 관련 항목부터는 양측이 민감해졌다.

사측은 무급 휴직 인원을 당초 100명에서 290명까지 확대 운영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별도의 영업직을 신설, 100명을 흡수하겠다고도 했다. 또 253명은 분사 형식으로 재취업의 기회를 보장하는 한편, 희망퇴직자 331명에게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부품 협력 업체 등에 재고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제안은 결국 60%를 해고하겠다는 것"이라며 유급 순환 휴직과 무급 휴직, 주간 2교대제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정리해고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맞섰다. 노조는 정리해고 대상자의 68.2%인 664명을 8개월 무급휴직 후 유급 순환 휴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정규 영업직 전환, 분사계획 일부 철회 등 기존 희망퇴직 신청자 40여명을 제외한 사실상의 총고용 보장을 주장했다.

사측 대표로 참석한 류재완 상무는 "박영태 관리인과 한상균 지부장이 비밀리에 회동했고 수 차례 물밑 접촉을 통해 의견을 좁혔는데 정작 협상 테이블에서 의견 차이가 더 벌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창근 노조 기획부장은 "노조가 양보한 6개월 무급 휴직안이 거의 타결에 도달했지만 사측이 말을 바꿔 50%에 한해 무급 휴직을 시행하겠다고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극한 대립과 충돌이 계속되며 노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도 협상을 방해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어진 노-노 충돌로 점거파업 노조원과 사측 임직원의 상당수가 교섭 자체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측 임직원들은 "노조원들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며 교섭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교섭 기간에도 노조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사진 전시를 하는 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강경 노조원들도 무급 휴직과 분사 등을 수용하려는 노조 집행부에 크게 반발하며 교섭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이번 사태가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악화됐다고 보았고, 노조는 사측의 강경한 태도를 '강성 노조원들을 겨냥한 노조 무력화 시도'로 받아들였다.

그렇다고 마지막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부나 사측은 공권력 투입에 의한 강제 해산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데다 노조 역시 파업장기화에 대한 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양측에서 대폭 수정된 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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