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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 싱가포르서 '놀부'가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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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 싱가포르서 '놀부'가 팔 걷었다

입력
2009.08.0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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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진출은 19년 만에 꿈이 실현된 것이다. 하지만 시작일 뿐, 한식의 세계화는 지금부터다."

국내 외식업계의 대표 브랜드 '놀부항아리갈비'가 업계 최초로 31일 싱가포르에 문을 열었다. 위치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지 오차드로드이다.

김순진 회장에게 싱가포르 진출의 의미는 남다르다. 허름한 보쌈집을 운영하던 김 회장이 '놀부'라는 브랜드로 프랜차이즈업을 시작한 것은 1987년, 그리고 불과 4년 뒤 외식업계로는 최초로 말레이시아에 간판을 내걸었다. 예상외로 대박을 냈고, 인근 싱가포르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왔다.

김 회장은 "당시 국내 시장의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싱가포르까지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다"며 "회사 규모도 커지고, 외형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지만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늘 남아있었다"고 회고했다.

싱가포르에 본격 진출을 결심한 것은 지난 해부터. 김 회장은 "싱가포르는 아시아이면서도 일본, 중국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국제무역항이자 세계 유명 기업들의 아시아지사가 밀집한 글로벌 시장인 만큼,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류바람이 불고 있는 사회적인 영향도 고려됐다.

앞서 2006년 10월 중국에 현지법인 설립과 함께 베이징 옌사(北京燕莎) 지역에 '놀부 항아리갈비' 1호점을 개설하면서 글로벌브랜드로의 성장가능성을 타진했고, 지난 해 베이징 리두((麗度)지역에 프리미엄 한정식 레스토랑 '수라온'을 열면서, 성공을 확신했다.

김 회장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음식마다 조리법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우선하고, 이어 각 나라별로 현지인의 입맛에 고려한 식단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실 이런 작업은 정부차원에서 일찌감치 마련돼야 하는 건데,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표준화하다 보니 해외진출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놀부를 한식 세계화의 표준으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싱가포르 소비자의 성향을 철저히 분석, 양념류와 바비큐를 토대로 비빔밥, 김치찜 등 한식메뉴로 구성했다"며 "각 나라별로 한식을 적응시키는 방법을 달리해 2020년까지 전 세계에 500여개의 놀부브랜드 진출을 성사시키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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