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재 수입 감소폭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설비 투자를 위한 장비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한 327억3,000만달러, 수입은 35.8% 줄어든 27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7월 무역수지는 51억4,000만달러에 달해, 2월 이후 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전월 대비로 봐도 수출은 6월(326억3,000만달러)보다 1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수입은 전월(253억6,000만달러)보다 22억3,000만달러나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 수출입 동향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 동안 급감세가 이어졌던 자본재 수입이 방향을 바꿀 조짐을 보였다는 데에 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자본재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26.3%나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달 1~20일 자본재 수입은 13.1%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도체 장비의 경우엔 6월까지 무려 -70.8%의 증감률을 기록했었지만, 7월1~20일은 -29.7%로 크게 개선됐다. 일반기계 수입도 같은 기간 –17.5%에서 –4.4%로 나아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반도체, 반도체 장비, 일반기계 등 자본재 수입의 증가는 중장기 성장 잠재력 확충과 하반기 경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자본재 수입이 다소 회복되며 지난달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총액도 603억1,000만달러를 기록, 금융위기로 세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됐던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편 지난달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선박과 액정 디바이스 제품의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9.1%, 34.2%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증감률이 가장 큰 품목이 선박에서 액정디바이스로 바뀐 점은 최근 LCD 업계의 호황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제품가격이 지난해보다 약세를 보인 석유제품 수출은 56.7%나 급감했고, 철강(-40.7%), 자동차(-18.0%), 일반기계(-22.9%), 반도체(-15.5%) 등도 여전히 감소세를 바꾸지 못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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