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500억달러(6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29일 컨소시엄 파트너인 프랑스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인 테크닙사와 유럽 최대의 석유업체인 로열더치셸이 발주하는 LNG(액화천연가스)-FPSO(부유식원유저장하역설비)선 건조 및 설비장비 장기 공급을 위한 독점적 계약자로 선정돼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향후 최장 15년간 로열더치셸이 발주하는 대형 LNG-FPSO를 독점 공급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최대 10척을 공급하게 되는데, 금액으로는 약 5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세계 조선ㆍ해양 역사상 최대 금액이다. 양사는 LNG-FPSO의 가격과 납기일 등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협상할 계획인데, 삼성중공업은 발주금액 500억달러 중 50%인 250억달러(30조원) 정도를 배당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내달 초부터 테크닙사와 함께 LNG-FPSO선에 대한 기본설계를 마친 후 내년 초 이를 반영해 본 계약을 체결한다. 이 LNG-FPSO는 길이 456m, 폭 74m, 높이 100m로 자체 중량이 20만톤, LNG 저장능력은 국내 3일치 소비량에 해당하는 45만㎥에 달한다. 척당 가격은 초대형 유조선 35척에 맞먹는 50억달러(6조원)다. 로열더치셸은 이를 이용해 2016년부터 호주 북서부 해상가스전에서 연간 350만톤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에 성과는 기술력의 승리라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2002년 원유생산용 FPSO 2척을 로열더치셸에 인도했고, 지난해 세계 최초로 LNG-FPSO를 개발해 올해 초까지 발주된 5척 전량을 모두 수주한 실적을 토대로 이번 프로젝트를 따냈다고 설명했다.
발주처인 로열더치셸은 지난해 매출 4,583억달러(576조원), 순이익 265억달러(33조원)에 달하는 유럽 최대 에너지기업으로, 올해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드릴쉽 등 시추선 분야에서 축적된 세계 1위의 기술력이 바탕이 돼 LNG-FPSO 등 에너지 생산설비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며 "하반기에 발주될 브라질 페트로브라스, 호주 고르곤 프로젝트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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