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갖고 있는 전신주를 다른 통신업체들도 빌려 쓸 수 있게 됐다. 통신업계의 해묵은 갈등인 '전봇대 싸움'이 마침내 해소된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 등 통신업체들은 이날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모임을 갖고 KT-KTF 합병 인가 조건 중 하나로 부여한 'KT 전신주ㆍ관로의 공동 활용' 방안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0년까지 KT가 보유한 전체 관로(지하에 통신선을 매설한 관)의 5%를 타 통신사에 빌려주고 2014년까지 23%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신주의 경우도 먼저 KT 전신주에 인입선을 설치하고 다음날까지 신고만 하면 되도록 했다. 시행은 통신업체들의 협의를 통해 가능한 것부터 우선 적용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완료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중앙전파관리소에 KT설비 공동활용을 감독할 동등접근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주관으로 통신업체들이 공동 투자로 설비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그 동안 통신업체들은 KT가 전신주, 관로 등을 독점해 초고속 인터넷 개통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공정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전봇대 싸움'을 벌여 왔다. KT는 현재 전체 통신용 전신주 378만개를 모두 소유하고 있으며 전체 관로 11만6,000㎞ 가운데 95%인 11만1,000㎞를 갖고 있다. 이번 합의로 유선 통신업계에 오랜 갈등이 해소된 것은 물론이고 비용 절감 및 개통 지역확대 등 서비스도 개선될 전망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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