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가 기업들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큰 54억달러의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흑자 규모도 사상 최대인 217억달러로 늘렸지만 하반기에는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9일 한국은행의 '6월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5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사상 최대치였던 올 3월(66억5,000만달러 흑자) 이후 두 번째로 컸다. 2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를 내면서 올들어 누적 흑자규모(217억5,000만달러)는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가 됐다.
깜짝 흑자의 1등공신은 크게 늘어난 상품수지 흑자(66억1,000만달러).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추세가 계속된데다, 지난달에는 특히 반기말 결산 실적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이 '밀어내기식' 수출을 크게 늘린 덕이 주효했다.
한은 관계자는 "철강과 전기전자제품 등을 중심으로 한 중국발(發) 수요 회복에 더해, 기업들이 수출 물량을 집중하는 반기 말 효과도 작용했다"며 "특히 6월말 며칠 동안은 기업들의 통관수출량이 무섭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22.5% 줄었지만, 수입은 33.0% 감소해 상품수지 흑자폭을 늘렸다.
소득수지도 이자와 배당수입 증가로 흑자 규모가 5월 3억6,000만달러에서 6억8,000만달러로 커졌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가 5월 3억9,000만달러에서 4억3,000만달러로 늘어나면서 14억5,000만달러 적자를, 경상이전수지는 국제기구 출연금 증가 등으로 4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하반기 경상수지는 불황형 흑자 구조 탓에 당분간 흑자기조를 이어가겠지만 흑자규모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제 원자재가가 오르고,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상품수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7월에도 40억달러 가량 흑자가 예상되지만 하반기 전체적으로는 80억달러 수준에 그쳐, 올 전체 흑자규모는 약 29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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