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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양복' 입은 신원 패션명가 부활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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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양복' 입은 신원 패션명가 부활 날갯짓

입력
2009.07.3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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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패션업체 신원이 '이탈리아 3대 수제 정장'으로 손꼽히는 고급 브랜드 '브리오니'의 국내 영업권을 확보하면서 패션명가 부활을 선언했다.

㈜신원은 29일 이탈리아 브리오니 본사와 국내 독점 영업권 계약을 체결하고 8월부터 럭셔리 브랜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밝혔다. 신원은 그간 중저가 브랜드인 여성복 '베스띠벨리' '씨' '비키'와 남성캐주얼 '지이크 파레나이트' 등을 출시해왔으나 이번 브리오니 영업권 확보를 계기로 패션과 뷰티 전 분야에 걸쳐 공격적인 브랜드 인수전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007 제임스 본드 양복'으로 널리 알려진 브리오니는 1945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정장 한벌은 400만~2,000만원대에 달한다. 국내서는 홍라희 여사가 즐겨 입는 데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영업권 확보를 지시했을 정도로 상류층에서 인기가 높다.

그간 JMT에서 국내 영업을 해왔으나 내년 말 영업권 계약 만료를 앞두고 한국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영업을 원하는 이탈리아 본사와 럭셔리 사업 진출을 노리던 신원의 이해관계가 맞아 성사됐다. 신원은 JMT 측이 운영하던 갤러리아 명품관, 신라호텔과 하얏트호텔 매장 등 5개 매장과 재고물량을 일괄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1973년 의류 OEM(주문자 상표 방식) 수출업체로 출발한 신원은 94년 미국 포브스지 선정 '전망 있는 100대 회사'에 선정될 정도로 승승장구하다 외환위기 직후 2조원대의 금융권 부채를 갚지 못해 퇴출위기에 몰렸다. 이후 뼈를 깎는 기업개선작업 끝에 2007년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올해에는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12%, 영업이익은 25%를 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성철 신원 회장은 "브리오니를 시작으로 중저가 여성복 전문업체서 탈피해 복종을 넘나드는 패션명가 재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은 브리오니 본사측과 중국 사업권 인수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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