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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밥그릇 키우기 급급한 준공공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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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밥그릇 키우기 급급한 준공공기관들

입력
2009.07.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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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방만경영 문제가 나오면 흔히 주공 도공 토공 등을 떠올리지만 경영정보 공개 등 '공공기관 운영법'이 적용되는 300여개의 기관 중 공기업은 20여 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준정부기관과 기타 공공기관 등이다. 대형 공기업의 나태한 행태가 여론의 집중표적이 되는 것과 달리, 규모가 작은 이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당국의 감독과 시장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다.

때문에 준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개혁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엊그제 전경련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그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2007년 기준 준정부기관 77개, 기타 공공기관 204개 등 모두 281개인 중앙정부 준공공기관의 총예산 157조원은, GDP의 19.5%, 중앙정부 일반회계예산의 112%에 달했다. 전체 임직원 17만명은 국가공무원의 28%로, 중앙정부 일반직 공무원의 1.7배 수준이다. 준공공기관에 대한 재정지원(출자, 출연, 보조금) 규모도 18조원에 육박해 2007년 일반회계 예산의 11.5%에 이르고 있다.

준공공기관의 몸집이 급격히 커진 것은 사업영역과 세력을 확장하고 퇴직자용 자리 마련 등 밥그릇을 키우려는 주무부처의 이해타산 때문으로 분석됐다.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1994년 1개였던 해외사업소를 6개로 늘렸고 해외 자원개발 명목으로 자회사 16개를 설립했다.

또 지방자치단체들이 광역상수도를 담당하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 없이 상수도 관련기관을 만들고 설비를 마구 늘린 결과, 수돗물 생산시설의 가동률은 50%에 그쳤다. 용인시 안산시 남양주시 등 경기도내 9개 기초단체는 도가 운영하는 경기개발공사와 별도로 개발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감독 사각지대'에서 중복투자와 방만경영으로 나라살림을 좀먹는 준공공기관에 대해 보고서는 일본이나 영국처럼 신규사업 진출이나 자회사 설립의 타당성을 제3자가 심의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선진화 잣대를 엄격히 적용해 수지균형과 경쟁력 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민간에서 나온 이런 목소리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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