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찰총장 후보로 내정된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은 국제 감각을 갖춘 '기획통' 검사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법무부 법무심의관, 법무실장 등 기획 분야의 핵심 보직을 거쳤고 일선 부장 시절에도 주로 형사부장을 많이 맡았다.
두드러진 특징은 검찰에서는 드물게 국가간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을 많이 맡았다는 점이다. 그는 법무부 국제법무심의관실 검사, 주미 법무협력관, 법무부 국제법무과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국제검사협회 부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수사나 공안검사 출신이 아닌 기획통 검사가 검찰총장에 임명되는 최근 트렌드에 부합할 뿐 아니라 검찰 개혁에 국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수사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2003년 수원지검 1차장 시절 영생교 신도 암매장 사건 수사를 지휘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검사장 승진 이후 중앙 무대에서 활약한 경험이 적어 인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부분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 핵심 기관에 재직중인 검사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해 조직 장악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검사들 중에서는 "함께 근무해 본 적이 없어 자세히 모르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김 내정자와 함께 근무했던 검사들의 평가는 후한 편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원칙주의자이면서도 경직되지 않고 열린 자세를 함께 갖춘 분"이라며 "국제적 감각이 탁월해 다소 딱딱했던 검찰 조직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업무 수행에 있어 합리적이고 아이디어가 많으며 지장 덕장 용장 등으로 분류하자면 지장에 가깝다"면서 "일단 결심하면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 역시 총장 취임을 위해서는 청문회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핵심 변수는 역시 재산형성 과정이 될 전망이다. 그가 올해 초 신고한 재산은 23억원대로 다른 공직자들에 비해 과도한 수준은 아니지만 함께 총장 후보로 거론됐던 경쟁자들에 비해서는 많은 편에 속한다.
그는 본인 소유의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아파트(166㎡ㆍ12억3,200만원)와 2005년식 그랜저 승용차(1,489만원), 부인 명의의 서울 종로구 경운동 상가(2억2,400만원), 본인과 가족 소유의 예금 8억여원, 서울클럽 회원권(7,500만원) 등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특히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그의 일부 재산형성 과정에 의문이 제기돼 재검증을 하느라 총장 인선 발표가 늦어졌다는 말도 있어 청문회 과정에서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천성관 전 검찰총장 내정자의 낙마 사태를 감안해 철저한 검증을 거쳤고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어떤 돌발 이슈와 증거들이 돌출될지 장담할 순 없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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