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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합작 뮤지컬 '침묵의 소리' 캐스팅 된 민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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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합작 뮤지컬 '침묵의 소리' 캐스팅 된 민영기

입력
2009.07.2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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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음에서 고음까지 폭넓은 음역을 소화하던 무대 위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배우 민영기(36)의 어투는 시종일관 일정한 음정을 유지했다. 한ㆍ일 합작 뮤지컬 '침묵의 소리'(9월 4~20일 세종 M씨어터, 10월 8~28일 일본 공연)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소감도 짤막하고 담담했다. "공연계 한ㆍ일 문화 교류의 기폭제가 될 작품의 주인공을 맡아 어깨가 무겁네요."

하지만 칭찬하는 말에도, 민감한 상처를 건드릴 법한 자극적인 질문에도 조곤조곤한 말씨를 이어가는 그에게 딴죽을 걸고 싶었다. 2007년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의 정조 역으로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전성기를 맞는 듯 보였지만 오히려 지난 2년간 매스컴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져 있었던 그다.

공연 제작자와 빚은 갈등이 오해를 불러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싱글즈' '클레오파트라' '진짜진짜 좋아해' 등 다양한 작품에 부지런히 참여하는 과정에서 간혹 배역과 잘 맞지 않는다는 쓴소리도 들었다.

"글쎄요, 전 서운하지 않았어요. 배우에게는 저마다의 시기와 때가 있고, 주목을 받는 순환 주기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열심히 하고 있으면 언제든 좋은 기회는 또 오게 마련이라고 믿었지요."

그런 그에게 이번 배역은 어쩌면 재도약의 기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에 강제 징용된 한국 청년과 일본 여성의 사랑을 그림으로써 한ㆍ일 관계의 화해와 용서를 지향하는 '침묵의 소리'는 치유의 힘을 지닌다는 의미로 '테라피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는 여기서 전쟁의 충격과 동시에 사랑의 상처를 표현해야 하는 동진 역을 맡았다. "그간 창작 뮤지컬에 많이 참여하긴 했지만 일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일본 뮤지컬계의 동향도 경험하게 될 이번 공연은 조금 더 특별하죠. 오페라가 아닌 뮤지컬을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새삼 들 만큼."

지금은 한국 뮤지컬계의 대표적인 가창력 있는 배우로 꼽히는 그지만 사실 어린 시절의 꿈은 뮤지컬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다. 장래 희망을 물으면 '회사원'이라 답하던 그는 고2때까지 하던 공대 입시 준비를 접고 재수 끝에 한양대 성악과에 진학했고, 오페라로 먼저 데뷔했지만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고 싶어 과감히 뮤지컬로 전향했다.

심지어 어린 시절에는 음치였다는 그다. "고등학교 때 합창 동아리 오디션을 봤는데 1차에서 떨어졌어요. 지금도 동아리 선후배들은 제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게 놀랍다고 해요. 그래서 제 지론이 '말할 수 있는 목소리만 있으면 노래할 수 있다'예요."

이런 자신의 경험을 살려 보컬 코치를 궁극의 꿈으로 간직하고 있던 그는 요즘엔 연기의 맛에 푹 빠졌다. 목소리가 살아 있고 다리에 힘이 남아 있는 한 무대에 설 생각이라고 했다.

"우선은 '테라피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번 공연을 통해 힘든 일을 겪고 있는 관객들이 치유됐으면 하는 게 목표예요. 그리고 근 몇 년간 소문과 상처를 안고 지냈던 저 역시도 치유 받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공연 문의 (02)399-1772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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