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만명 남짓한 경남 하동군에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은 녹차의 첫 재배지이면서 재첩으로 유명한 경남의 진주. 박경리의 대표작 <토지> 와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 지르는'으로 시작하는 대중가요 <화개장터> 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기업 하나 없다 보니 인구가 계속 줄어 한때 15만명에 달했던 군민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화개장터> 토지>
이에 조유행(63ㆍ사진) 군수는 '이대로는 하동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미 두 차례나 무산됐던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카드를 빼 들었다.
조 군수는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317만4,000㎡에 달하는 매립 승인을 따내기 위해 교통편이 마뜩잖은 산골에서 주 2, 3차례 서울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쳤다. 조 군수는 결국 올 3월 36종의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최종승인을 받아내는 무서운 저력을 발휘했다.
그는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개발사업의 핵심인 조선산단은 올 하반기 첫 삽을 뜰 예정"이라며 "이밖에 레저단지와 산업단지 등을 건설해 새로운 하동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동은 금성ㆍ금남ㆍ고전면 일대 1,258만5,000㎡에 ▦두우 관광ㆍ레저단지 ▦덕천복합단지 ▦대송산업단지 등을 건설해 2016년까지 인구를 12만명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인구를 늘리기 위한 다른 지역발전 프로젝트들도 순항중이다.
하동 야생 차문화축제는 1,000여개가 넘는 국내 지역축제 중 명실상부한 대표 축제로 평가 받고 있다. 올 축제에는 42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현장에서만 3억원 어치의 녹차를 팔았고 숙박, 음식비 등을 합쳐 50여억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올렸다. 잘 만든 축제 하나가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군은 여러 단계의 수작업을 거쳐 만드는 야생녹차와 역시 손 맛으로 승부를 거는 '대봉 곶감'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2월 국제 '슬로시티'에 가입했다. 내친 김에 내년 6월 국제슬로시티 총회를 유치, '글로벌 하동'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각오다.
이밖에 산과 강, 바다를 모두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을 살린 3대 권역별 관광개발계획을 세워 첨단산업과 문화관광이 공존하는 복합도시로 성장하겠다는 복안이다.
군은 또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3년까지 연 소득 1억원 이상 농가 1,000가구와 4,500만원 이상 1만 가구를 육성하는 '천부농(千富農) 만부촌(萬富村)'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조 군수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는 하동의 미래는 그 어느 곳보다 밝다"면서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는 지역 개발정책을 펼쳐 하동을 경남 최고의 슬로시티로 가꿔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약력
▲ 1946년 경남 하동 출생
▲ 1965년 하동고 졸업
▲ 1996년 창원대 경영대학원 석사
▲ 1997년 하동 부군수
▲ 2002년 민선 하동군수 당선
▲ 2006년 하동군수 재선
하동=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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